조직도 정보 탈취, 금융 시스템 해킹 등 분야별로 치밀하게 구성됐다고 한다. 북한의 사이버공격력이 상당하다는 것은 알려져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우려를 넘어 두렵기까지 하다. 문제는 북한의 사이버공격이 앞으로 더 노골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핵 도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로 인한 경제·외교적 압박을 벗어나기 위해 한국·미국을 겨냥한 무차별 사이버공격을 감행할 공산이 크다.
국가정보원이 5일 최소 2곳 이상의 국내 암호화폐거래소를 북한이 해킹해 260억원 상당을 탈취해갔다고 발표한 걸 보면 그 징후는 벌써 나타났다. 북한 해커조직이 현금자동입출금기(ATM) 해킹까지 시도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미국에서 북한의 사이버공격이 한국 차원이 아닌 전 세계의 강력한 위협이 됐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미국 국가정보국은 북한의 해킹을 핵무기에 버금가는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다.
이런 상황인데도 우리 군과 국정원 등의 대응력은 한심한 수준이다. 1급 군사기밀을 해킹당하고도 무슨 내용을 도둑맞았는지조차 몰랐다. 사이버 댓글 사건에도 휘말려 조직이 흔들리고 있으니 제대로 대응이 되겠는가. 이 시간에도 북한은 최정예 해킹요원을 앞세워 사이버공격에 열을 올리고 있을 것이다. 이를 방어하고 응징하려면 무너진 국가 사이버보안 체계의 재정비를 서둘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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