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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섭, 김환기도 넘을까... '소', 작가 최고가 47억에 낙찰

7일 서울옥션 제147회 경매

시작가 18억원에 추정가 20억~30억원 작품 경합

이중섭의 ‘소’가 7일 열린 서울옥션 경매에서 47억원에 낙찰돼 작가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사진제공=서울옥션




“47억, 47억. 더 없으십니까? 47억 원 낙찰입니다.”

8년 만에 경매시장에 나온 이중섭(1916~1956)의 ‘소’ 앞에서 우레같은 박수가 터져 나왔다.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평창동 서울옥션(063170) 본사에서 열린 제 147회 경매에 이중섭의 ‘소’가 시작가 18억원, 추정가 20억~30억원에 출품됐다. 이 작품은 현장 응찰과 전화응찰 간의 경합 속에 1억 원씩 호가를 올린 끝에 47억 원에 낙찰됐다. 지난 2010년 서울옥션 경매에 출품돼 35억 6,000만원에 낙찰된 ‘황소’ 이후 8년간 유지되던 작가 최고가 기록을 경신한 결과다.

국내 미술품 경매사상 최고가 기록은 지난해 4월 케이옥션에서 거래된 김환기의 ‘고요’가 세운 65억 5,000만원이다. 1위부터 6위까지는 모조리 김환기가 휩쓴 상황이고 그 뒤를 지난 2007년 경매에서 45억2,000만원에 낙찰된 박수근의 ‘빨래터’가 차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경매를 통해 이중섭은 박수근을 앞섰고 김환기 다음으로 국내 미술품 경매 최고가 기록을 갖게 됐다.

40세에 요절한 이중섭은 미술재료가 부족했던 상황까지 겹쳐 유작이 많지 않은 편이다. 한국미술시장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경매 거래된 이중섭의 작품은 약 80점에 불과하다. 이는 같은 기간 거래된 김환기의 작품 수 670여 점, 박수근의 280여 점에 비하면 현저히 낮은 수치다. 그만큼 희소성이 높다는 뜻이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 2010년 거래된 ‘황소’는 35억~45억원에 출품돼 낮은 추정가를 조금 넘겨 낙찰된 반면 이번 출품작 ‘소’는 낮은 추정가 2배 이상의 높은 가격에 새 주인을 찾았다.



이중섭에게 ‘소’는 자아의 표출인 동시에 강인하고 우직한 우리 민족을 상징하는 존재였다. 작가는 ‘흰 소’ ‘황소’ ‘수레를 끄는 소’ 등 다양한 소 그림을 남겼고 때로는 피흘리며 싸우는 소를 통해 자신의 처지를 보여주거나 동족 상잔의 비극을 은유하기도 했다.

경매현장을 지켜본 이옥경 서울옥션 대표이사 부회장은 “한국 근대 미술의 저력을 한번 더 확인할 수 있는 경매로 근대 작가들의 위상을 재확인하고 재평가 계기를 마련한 경매로 평가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이중섭의 ‘소’가 7일 열린 서울옥션 경매에서 47억원에 낙찰돼 작가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사진제공=서울옥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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