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경찰청은 이달 11일 서울 종로구에 있는 이 전 감독의 주거지와 경남 밀양연극촌 연희단거리패 본부 등을 압수수색해 이 전 감독의 휴대전화와 수사 관련 자료 등을 압수했다고 12일 발표했다.
경찰은 휴대전화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 작업 등을 통해 이 전 감독이 단원들에게 성폭력을 가하는 과정에 위력 등이 작용했는지를 확인할 방침이다.
경남 김해의 도요연극스튜디오와 서울 종로구 30스튜디오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경찰은 각 지역 해바라기센터 지원을 받아 이 전 감독 고소인 16명 중 10명에 대한 조사를 마친 바 있다. 오늘·내일 추가 조사를 벌여 16명 전원의 조사를 끝낼 방침이다.
이들 고소인은 모두 연극인으로, 1999년부터 2016년 6월까지 이 전 감독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2010∼2013년 성폭력은 상습죄 등을 적용하면 처벌이 가능하고, 그 이전에 벌어진 성폭력은 법원의 양형 참작 사유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이달 5일 이 전 감독을 한 달간 출국금지 조치한 경찰은 고소인 조사를 마친 뒤 이번 주 중에 이 전 감독을 불러 조사할 전망.
이 전 감독의 성폭력을 조력한 의혹을 받는 김소희 연희단거리패 대표는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날 현재까지 알려진 ‘미투(#MeToo·나도 당했다)’ 폭로 사안 중 유명인을 중심으로 전국에서 41건을 수사 중이다. 이 가운데 이 전 감독을 포함해 6건을 정식 수사하고 있다.
영화연출가 김기덕 감독과 사진작가 ‘로타’, 김덕진 천주교인권위원회 사무국장 등 8명에 대해서도 내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배우 조재현씨 등의 성폭력 의혹에 대해서도 피해자 접촉을 시도하고 있으며,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경찰은 언급했다.
다만 경찰은 정봉주 전 의원과 민병두 의원에 대해서는 현재 내사 또는 사실관계 확인 단계가 아니라고 말했다. 이들에 대해 접수된 고소도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경찰은 본청 감사관실 주도로 경찰 내 성폭력에 대응할 별도 태스크포스(TF)를 이번주부터 가동할 예정이다.
TF는 신고 접수부터 조사와 처리, 제도개선 등을 담당할 4개 팀으로 구성되며 여경이 상당수 투입된다. 제도 개선과 관련해서는 경찰 외부 전문가들도 참여시켜 의견을 듣는다.
/장주영기자 jjy033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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