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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250억弗 경협 제안]文대통령 상생외교가 '바라카' 불렀다

UAE에 안보신뢰·기술협력 약속

절묘한 이익균형점 전략에 잭팟

모하메드 왕세제 "항상 한국편"

칼둔도 "믿는다" 불화설 마침표

아랍에미리트(UAE)를 공식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전(현지시간) 아부다비에 주둔하고 있는 아크부대를 방문해 사격자세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랍에미리트(UEA) 정부가 지난 25일(현지시간)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 왕세제의 지시로 우리에게 제안한 최소 250억달러 규모의 신규 사업들은 사전에 우리 정부에 귀띔조차 하지 않은 ‘깜짝 선물’이었다. 청와대와 정부 고위당국자들마저 이 같은 낭보를 언론에 알리기까지 구체적으로 250억달러의 프로젝트에 어떤 것들이 포함됐는지 일일이 파악하지 못했을 정도로 기대 밖의 성과였다.

현지를 공식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중동 방문 일정에서 ‘잭팟’을 터뜨릴 수 있었던 것은 양국 간 이익균형점을 절묘하게 파고든 현 정부 특유의 상생 외교 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UAE가 절실히 원하는 안보협력상의 신뢰와 기술협력 약속을 하는 대신 모하메드 왕세제로부터 사실상 동맹에 가까운 대접과 대규모 경제사업 추진 제안을 받아냈다.

실제로 모하메드 왕세제는 26일 문 대통령을 사저로 초청해 1시간가량 친교행사를 갖던 도중 “신은 우리 두 나라를 만나게 해줬고 동맹에 가까운 친구 사이로 만들어줬다”며 “한국은 UAE라는 이름의 동맹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UAE는 항상 한국 옆에서 한국 편을 들 것”이라며 전폭적인 우의와 신뢰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전일 양국 간 정상회담에서 UAE의 관계를 ‘특별 전략적 동반자’로 격상시키기로 합의하고 국방과 방위 산업 분야의 협력 강화를 추진하자 모하메드 왕세제가 활짝 마음을 연 것이다.



이에 따라 정상회담 직후 문 대통령을 예방한 칼둔 알무바라크 아부다비 행정청장 등 주요 각료들이 양국 간 석유·가스 분야 협력 확대 제안을 하며 “유전 탐사 개발 프로젝트는 소수 기업만 초청하는데 (모하메드) 왕세제께서 특별히 한국 기업들을 이 소수 기업에 포함시키게 했다는 것을 말씀드린다”며 “(총합산 규모로) 250억달러 계약들이 가능할 것 같다”고 우리 측에 제안했다고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전했다.

역설적이게도 지난해 하반기 불거진 양국 간 불화설은 이번 외교 성과로 이어지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다. 이명박(MB ) 정부 시절 UAE와 맺었던 비밀군사협정에 문제가 있어 문재인 정부가 들춰보고 있다는 등의 소문들이 지난해 하반기 국내 정계에 확산되면서 양국 간 불편한 기류가 형성됐다. 결국 UAE에서 사업수주를 추진하던 일부 국내 기업들이 청와대에 SOS를 요청하는 지경에 이르자 지난해 12월께 문 대통령이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을 특사로 급파했다. 여권 핵심관계자는 “MB 시절 맺었던 비밀군사협정에 절차상 문제점이 있지만 이를 번복하기보다는 오히려 발전적 관계로 업그레이드시켜나가겠다는 메시지를 문 대통령이 (임 실장을 통해) 왕세제 측에게 전달해 안심시켰다”고 설명했다.

당시 청와대 측은 임 실장의 이 같은 특사 파견 목적을 공개하기보다는 현지 파병된 한국 장병을 위로하는 차원의 UAE 방문이었다고 둘러댔는데 이것이 다시 한 번 UAE 측의 신뢰를 얻는 계기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의 또 다른 고위소식통은 “임 실장이 국내에서 온갖 의혹의 주인공처럼 매를 맞으면서도 UAE의 입장을 생각해 꾹 참고 특사 방문의 진짜 목적을 공개하지 않자 이후 모하메드 왕세제의 최측근인 칼둔 청장이 임 실장에게 ‘당신을 신뢰한다’며 수차례 언급했다”고 귀띔했다. 모하메드 왕세제도 26일 아부다비 사저로 문 대통령을 초청해 환담을 나누던 중 “언론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아무리 어떤 얘기를 하더라도 우리의 관계는 공고할 것”이라며 불화설에 마침표를 찍었다. /아부다비=민병권기자 newsroo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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