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2월 | WHO, 게임중독 질병 분류화 추진 발표 |
2018년 3월 | 문체부, WHO 정책 관련 연구 용역 발주 |
2018년 5월(예정) | WHO, 국제질병분류기호 11차 개정 회의 문체부, 연구 용역 중간보고서 검토 |
2018년 9월(예정) | 문체부, 연구 용역 최종보고서 수령 및 검토 |
세계보건기구(WHO)가 오는 5월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정부가 본격적인 대응에 나섰다. 게임을 비롯해 정보기술(IT) 업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파급 효과를 미리 진단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대안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27일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는 최근 WHO의 게임중독의 질병 분류 추진이 국내에 미치는 영향력을 파악하기 위한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문체부 게임콘텐츠산업과 관계자는 “실제 게임중독이 질병으로 등록되면 게임 산업 외에도 교육 분야와 일반 IT 기업 등 다양한 영역에서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가늠이 안 되는 상황”이라면서 “정부 차원에서 기본적인 현황과 데이터를 확보한 뒤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연구 용역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연구보고서에는 WHO의 정책 추진과 유사한 사례를 비교해 분석한 내용도 담긴다. 국내에서 대표적인 사례는 게임을 술·마약 등과 함께 ‘4대 중독’으로 정의한 일명 ‘신의진법(중독 예방관리 및 치료를 위한 법률)’과 게임 개발사의 매출 1%를 중독 치료 비용으로 걷도록 한 이른바 ‘손인춘법(인터넷 게임중독 예방 및 치유 지원에 관한 법률)’ 등이 대표적이다. 2개의 법안은 2013년 19대 국회에서 발의된 뒤 통과되지 못한 채 자동 폐기됐지만 여전히 게임 규제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게임업계와 학계에서는 WHO의 게임중독 질병 분류화 추진 과정에서 한국의 입법 시도 사례를 참고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일단 문체부는 WHO의 게임중독 질병 분류화가 최종 결정돼도 국내 질병코드의 등재를 담당하는 통계청이 이 같은 내용을 당분간 반영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힌 만큼 연구보고서가 나온 뒤 면밀한 검토를 거쳐 정책 방향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민간 분야에서는 WHO 결정에 의문을 제기하기 위한 토론회가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주최로 28일 열린다. 국내 전체 인터넷 기업을 포괄하는 인터넷기업협회가 게임을 주제로 행사를 여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인터넷기업협회 관계자는 “게임중독의 질병 분류가 IT 산업 전반에 미칠 영향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민구기자 mingu@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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