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의 역사는 곧 한국 경제의 발전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본과 기술·경험도 없는 철강 불모지였던 대한민국에서 하면 된다는 신념 하나로 뭉쳐 온갖 난관을 뚫고 ‘산업의 쌀’을 만들어왔다. ‘만약 실패하면 영일만 바다에 빠져 죽어야 한다’는 불굴의 의지와 국민적 성원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2000년 민영화된 포스코를 누구나 ‘국민기업’으로 부르는 데 주저하지 않는 이유다. 2007년 고유 기술로 탄생한 파이넥스 설비는 ‘쇳물은 용광로에서 생산된다’는 기존의 패러다임을 바꿔 해외 시장에 수출되고 있다. 세계 철강역사에 큰 획을 그은 창조적 혁신기술이 아닐 수 없다. 포스코 50년을 맞아 포항·광양에는 ‘포스코와 함께 있어 행복하다’는 축하 메시지가 내걸렸다고 한다. 곳곳에서 기업들이 쓰러지며 지역경제가 휘청이는 터에 튼튼한 버팀목 역할을 해온 포스코의 저력이 돋보일 수밖에 없다.
새로운 50년을 향한 포스코 앞에 놓인 과제는 결코 만만치 않다. 세계 철강산업이 공급과잉에 휩싸인 와중에 통상전쟁의 파고까지 덮쳐오고 있다. 이제는 위기일수록 강해지는 DNA를 발휘해 성장정체의 돌파구를 찾아야 할 때다. 철강 본원의 경쟁력을 키우고 신성장동력을 발굴함으로써 진정한 글로벌 강자로 거듭나야 한다. 외부 간섭을 배제한 자율경영 체제도 시급한 과제일 것이다. 고수익 핵심사업 중심의 구조재편과 융복합사업 창출을 선언한 권오준 회장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포스코가 ‘제2의 철강 신화’를 일궈내며 100년 기업으로 발돋움하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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