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득권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노조가 이럴수록 한국GM의 위기는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 이달에 막아야 할 자금만도 2조3,000억원에 달하지만 자금사정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고통분담을 거부하는 노조의 이기주의로 협력업체 역시 도산에 내몰리고 있다. 오죽하면 비상대책위원회까지 꾸려 거리로 나섰겠는가. 협력사 비대위는 그제 결의대회에서 “연쇄도산을 막지 않으면 재앙에 가까운 실직사태를 맞게 될 것”이라고 절규했다.
파업이 현실화되면 협력업체는 물론이고 한국GM도 위태로워질 공산이 크다. 군산공장을 넘어 부평·창원공장의 가동이 중단되거나 최악의 경우 폐쇄될 가능성도 있다. 생존을 장담할 수 없다는 얘기다. 이미 부평2공장은 노사갈등의 여파로 인한 판매 타격으로 가동률이 50% 선으로 떨어졌다. 이런 상황을 노조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기득권에만 집착하다가 노조원들을 희망퇴직으로 내몬 조선업계 노조를 반면교사로 삼을 필요가 있다.
현대중공업은 일감절벽이 계속되자 16일부터 다시 희망퇴직을 접수하기로 했다. 2015~2016년 정규직 3,500여명을 내보낸 지 불과 2년 만이다. 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도 추가 인력감축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노조가 무리한 요구를 계속한다면 한국GM도 똑같은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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