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035720)는 ‘캡차(CAPTCHA)’를 활용한 댓글 조작 방지책을 활용하고 있다. 캡차는 문자열이 포함된 이미지를 보여준 뒤 해당 문자를 입력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가도록 한 프로그램이다. 컴퓨터는 해당 이미지 속에 들어 있는 문자를 구분할 수 없어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한 댓글 공감수 조작 등을 방지할 수 있다.
네이버의 경우 올해 2월부터 일정 수치 이상의 동일한 댓글에 대해 캡차를 적용하고 있다. 또 1개 아이디가 24시간 동안 작성할 수 있는 댓글도 20개로 제한했다. 카카오 역시 올해 초부터 동일한 사용환경에서 일정 횟수 이상의 댓글을 달거나 찬반을 누를 경우 캡차를 적용하기 시작했다.
업계에선 캡차 등 현재 포털의 보안책으로 매크로를 활용한 기계적 조작 행위는 대부분 걸러낼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포털의 정책이 변하는 것에 맞춰 새로운 매크로 기법이 꾸준히 고도화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카카오 관계자는 “구체적인 (댓글 조작) 방식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보완할 부분이 있다면 계속 보완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짜뉴스와 정치적 편향 논란을 방지하는 방법으로는 ‘AI(인공지능) 뉴스편집’이 있다. 이미 네이버는 딥러닝 기반 인공신경망 기술을 적용한 ‘에어스’ 뉴스 추천 시스템을 도입해 이용자의 뉴스 소비 패턴에 맞는 기사를 최신순으로 제공한다. 네이버는 사람이 개입하지 않고 AI가 100% 편집하는 뉴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사람이 직접 기사의 질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만큼 효율성이나 공정성 측면에서 실효적일 것”이라면서도 “AI를 도입해도 결국 알고리즘은 사람이 만들기 때문에 사람과 기업의 책임은 여전히 논란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정치권에서도 개정안을 잇달아 발의하며 가짜뉴스·댓글 조작 방지에 나서는 상황이다. 다만 법을 통해 직접적인 규제에 나서는 것은 인터넷 공간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것이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아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가장 찬반 논란이 활발하게 전개되는 법안은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발의한 ‘댓글 실명제’(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법안이다. 개정안은 하루 이용자 1,000만명 이상인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의 댓글 서비스에서 본인 확인조치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장 의원은 “인터넷에서 표현의 자유도 중요하지만 이는 헌법상 기본권인 피해자 인격권 등을 침해하지 않는 한도에서 보장되는 권리”라며 발의 배경을 밝혔다.
하지만 시민단체에선 이미 위헌 심판이 난 인터넷 실명제를 부활하는 조치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정동훈 광운대 디지털미디어학부 교수는 “(댓글 실명제는) 익명성이 가져다주는 확장성과 다양성을 원천 차단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며 “악성 댓글에 대한 법적 대응이 충분히 가능한 상황에서 댓글실명제를 도입하는 것은 하나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포털에 가짜뉴스 유통 책임을 묻는 ‘가짜정보 유통 방지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내놨다. 박광온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제정안에 따르면 포털이 가짜뉴스를 24시간 이내에 삭제하는 등의 규정을 어기면 매출액의 100분의 10 이상의 금액을 과징금으로 내야 한다. 이 법안 역시 민간 사업자에게 과도한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권경원기자·양사록기자 nahere@sedaily.com
/권경원·양사록기자 na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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