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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네이버 '땜질 댓글정책'으론 제2 여론조작 못막는다

‘드루킹’ 댓글 조작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번지자 네이버가 댓글정책에 대한 개선안을 내놓을 모양이다. 네이버가 25일 발표할 개선안에는 현행 24시간 기준 1인당 20개까지 뉴스 댓글을 작성할 수 있는 한도를 더 줄이고 댓글에 누를 수 있는 공감과 비공감의 수와 시간에도 제한을 두는 방안이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이 댓글 운영방식의 대대적인 수술을 추진하고 정치권에서도 포털의 뉴스 서비스 방식 변경을 골자로 한 법률 개정안을 내놓는 등 드루킹 사태에 대한 후유증이 커지자 서둘러 대응책을 마련하는 모양새다. 네이버와 다음, 정치권까지 나서면서 포털의 댓글 정책에 대대적인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드루킹 사태의 와중에도 별 대책을 발표하지 않았던 네이버가 댓글 정책 개선에 나선 것은 빗발치는 비판 여론의 결과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문제가 해결되리라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이번 사태의 본질은 뉴스를 포털이라는 울타리에 가두고 이용자들을 상대로 장사를 하는 포털의 행태에 있다. 이를 해결하려면 뉴스를 클릭할 경우 해당 언론사 사이트로 이동하고(아웃링크) 댓글도 해당 언론사에서 관리하는 방식과 같은 대책이 필요하다. 네이버가 근본 대책은 쏙 빼놓고 댓글 제한이라는 미봉책만 꺼냈으니 개선안 발표도 전에 ‘땜질 처방’이라는 비난부터 나올 수밖에 없다.

한국인의 77%는 포털이 제공하는 검색 서비스를 통해 뉴스를 소비한다. 그중 네이버가 차지하는 비중은 73%에 달한다. 대한민국 국민의 절반 이상이 국내 최대 포털을 통해 뉴스와 댓글을 본다는 뜻이다. 그만큼 네이버가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은 대단할 수밖에 없다. 그런 곳에서 여론 조작이라는 민주주의의 공론질서를 파괴하는 중대 범죄가 일어났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 여론 조작 재발 방지보다 자사 이익을 먼저 고려하는 것은 포털의 사회적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근본대책을 마련하고 이를 실천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는 언론사가 아니다’라는 책임 회피는 더 이상 국민들에게 통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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