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는 번영만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부인 리설주 여사에게 반갑게 인사말을 건네자 리 여사는 “작은 것까지 신경을 써주셨다고 들었다”며 고마워했다.
남북 정상 부부가 27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역사적인 만남을 가졌다. 남북 정상 부부가 한자리에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와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가 북측을 방문한 적은 있지만 남북 정상 부부가 함께 회동한 적은 없었다. 과거와 달리 퍼스트레이디를 공식 석상에 노출한 것은 북한이 ‘정상국가’라는 이미지를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 여사가 이날 오후5시56분께 판문점 평화의집에 도착했고 20여분 뒤인 6시18분께 리 여사가 등장하면서 남북 정상 부부의 첫 만남이 이뤄졌다. 김 여사는 한반도기와 같은 색인 하늘색 코트를 입었고 리 여사는 화사한 분홍색 치마 정장을 착용했다. 김 여사는 리 여사의 허리에 손을 가볍게 얹어 친근감을 표현하는 등 양 정상 부부는 시종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였다. 리 여사는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과 함께 좋은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회담도 잘됐다고 하셔서 정말 기뻤다”면서 벅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에 김 여사도 “다리를 건너고 하는 모습을 보면서 얼마나 평화롭던지”라며 “무슨 말씀을 하는지 가슴이 막 뛰었다”고 화답했다.
양 정상의 퍼스트레이디가 ‘음악’이라는 연결고리가 있다는 사실을 인지한 듯 문 대통령은 정상 부인 차원의 문화·예술 분야 교류를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김 여사와 리 여사의) 전공이 비슷하기 때문에 남북 간 문화예술 교류, 그런 것들에 많이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경희대 성악과를 졸업했고 서울시립합창단 단원으로 활동했다. 리 여사는 북한 최고 악단인 은하수관현악단과 모란봉 6중창단에서 가수로 활동했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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