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금융투자(IB)업계에 따르면 이큐파트너스는 지난해 말 결성한 블라인드펀드 ‘이큐파트너스그린’의 투자처로 폐기물업체 3~4곳을 검토하고 있다. 펀드는 1,400억원 규모로 이 중 1,000억원은 국민연금에서 출자했다.
지난해 9월 국민연금은 신재생에너지 발전, 폐기물 처리시설, 도시가스사업 등 비민자 사업을 주요 투자 대상으로 하는 펀드를 조성해 이큐파트너스와 IMM인베스트먼트를 위탁운용사로 선정했다. IMM도 과학기술공제회 등에서 자금을 받아 2,000억원 펀드를 구성했고, 관련 산업 투자를 검토 중이다. 환경부 역시 지난해 한국벤처투자와 손 잡고 ‘미래환경산업펀드’에 200억원을 출자했다. 위탁운용사로 스마일게이트가 선정돼 400억원의 펀드를 만들었다. 환경부는 올해 600억원의 투자를 진행하고 미래환경산업펀드에 총 4,200억원을 출자할 방침이다.
정부 친환경 정책에 발맞춰 PEF도 폐기물업체 인수에 적극적이다. 경기 변동성이 크지 않고 수익성이 우수해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업자가 영세해 한두 업체 인수로는 성과를 내기 힘들다. 이 때문에 PEF들은 다수의 매물을 사들여 ‘규모의 경제’를 꾀하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IMM은 전국에 흩어진 폐기물 처리업체 6곳을 계열사로 거느린 에코매니지먼트코리아(EMK)를 매입,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섰다. 그동안 인수했던 디에스파워 등과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꾀하고 있다. 스탠다드차타드 프라이빗에쿼티(SC PE)는 환경관리주식회사를 내세워 에코그린, 충청환경에너지, 와이에스텍 등을 사들여 폐기물 소각사업 전국 네트워크를 구성했다. 앵커에쿼티파트너스도 삼우그린, 원-에코 등 폐기물처리업체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폐기물 업체 인수를 검토 중인 이큐파트너스는 지난해 사들인 KC환경서비스와 시너지 효과를 낼 매물을 찾고 있다. 2013년부터 국내 대형 건설폐기물 업체를 연이어 인수했던 맥쿼리PE도 대길산업, 대길환경산업주식회사, 대길그린, 더블유아이케이경기, 용신환경개발 등의 일괄 매각을 진행하며 인수 후보들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 규모는 작지만 폐기물업체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파빌리온PE, 이엔에프PE 등 폐기물 전문 PEF도 등장하며 시장 활성화에 나서고 있는 추세다.
일각에서는 환경산업이 규제산업이라 진입 장벽이 높지만 수익성이 좋다는 점이 부각돼 매물 가격이 높아졌다는 점을 문제 삼는다. 폐기물 업체 대부분이 영세 사업자라 M&A에 적대적 감정이 있다는 점 도 부정적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PEF들이 폐기물 업계에 뛰어들며 적정 매각 가치 대비 10배 이상 상승했다”면서도 “폐기물 처리와 신재생에너지(소각열)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박시진·박호현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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