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적용 단지인 반포주공 1단지 3주구 조합 관계자는 16일 “기본적으로 재건축을 진행할 것이라는 의사에 변함은 없다”면서도 “우리는 시장에서 최대 8억원까지 예상했는데 그 액수를 실제로 통보받으면 어떡하나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억원의 부담금 압박에 집을 팔아버리는 것을 고심 중인 조합원도 있다. 동부이촌동 한강맨션 조합 관계자는 “몇 억원씩을 수중에 보유하고 있는 조합원은 전체의 5%도 안된다고 본다”면서 “벌써부터 은행에 빚을 더 지거나 집을 팔아 보려는 최악의 상황까지 고려 중인 이들이 여러 명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반포 현대 재건축 초과이익 부담금 계산법을 적용할 경우 웬만한 강남 재건축 단지들은 수억원대의 부담금을 물 것으로 보고 있다. 서초구와 같은 똑 같은 계산법은 아니지만 재건축 개시부터 종료까지의 가격상승률을 20%로 적용한 부동산 114의 지난 2월 시뮬레이션에서 강남 재건축 단지의 재건축 예상 부담금은 2억원에서 많게는 5억2,000만원(분양가 3.3㎡당 4,500만원 적용)까지 나온바 있다. 대치동 B아파트는4억8,000만원, 반포동 C아파트와 잠실동 D아파트는 3억 2,000만원이 산출됐고, 신정동 E아파트는 가구당 5억 2,000만원이 나왔다. 조합이 자체적으로 산정한 금액보다 평균 3억~4억원보다 높은 수준이다. 강남의 재건축 조합의 한 관계자는 “반포 현대 부담금을 계기로 웬만하면 조합 예상액보다 2억~3억원은 더 나올 것으로 각오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부담금 액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이면서 재건축 부담금 산정 방법을 둘러싼 논란도 가열될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미래 집값 산정을 위한 구청의 비교 단지 선정 기준이다. 서초구청은 반포 현대 반경 1km내 5개 대단지를 골라 비슷한 전용면적의 공시지가에 평균 상승률을 곱해 반포 현대의 미래 집값을 추산했다. 고작 80가구 1개 동, 나홀로 아파트인 반포현대에 주변 대단지 아파트 시세를 반영해 예상가격을 산출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게 업계의 비판이다. 또 비교 단지 선정에는 규정이 없어 앞으로도 구청이 자의적으로 선정할 가능성이 많아 이 부분에서 논란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상승률 적용 시기도 논란거리다. 반포 현대의 경우 2015년 추진위설립 이후 현재까지 평균 집값 상승률을 그대로 적용해 준공 후 집값을 산정했다. 하지만 과거 3년간 집값이 많이 올랐어도 이후에 집값이 똑같은 추세로 오른다는 보장이 없는데도 일률 적용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구청이 시세 비교 대상 아파트를 어떻게 보느냐 따라 부담금 규모가 달라질 것이고 자치구마다 통일된 기준이 없어 혼선을 초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국토부는 서초구청이 반포현대에 재건축 초과이익 부담금으로 1인당 1억3,000만원을 통지한 데 대해 적정하게 부과됐다는 입장이다. 국토부는 “서초구가 반포현대 재건축 조합에 통지한 부담금 예정액은 국토부 업무 매뉴얼에 근거해 적정하게 산정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일부 재건축 부담금이 과도해 위헌 가능성이 있고 재건축 시장을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는 시각도 있으나 과도한 재산권 침해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한동훈·이주원·이재명기자 hoon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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