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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도경영' 실천하고 떠난 구본무 LG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20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3세로 너무 일찍 한국 경제계의 큰 별이 져 아쉬움이 크다. 특히 우리 경제가 재도약할 중대한 시기에 훌륭한 기업인을 잃은 것은 재계를 넘어 나라의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구 회장은 지난 1995년 그룹 회장에 취임한 후 LG를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지닌 글로벌 기업으로 키워냈다. 취임 전 30조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160조원으로 5배, 해외 매출은 10조원에서 110조원으로 10배 이상 성장했다.

LG디스플레이의 대형 올레드(OLED), LG화학의 2차전지 사업은 글로벌 1등이다. GS·LS·LIG·LF 등을 계열 분리하고도 이런 성과를 일궈냈으니 재계 안팎에서 대단하다는 평가가 나올 만하다. 이는 5·10년 후를 내다보며 과감하게 일을 추진하고 불확실성 속에서도 끝까지 도전하는 구 회장 특유의 ‘끈기와 결단’의 리더십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초일류가 아니면 살아남지 못한다’ ‘신규 사업은 시작하면 반드시 1등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등 최고를 향한 의욕도 남달랐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주가 “성공에 대한 확신과 열정을 보여준다”고 했을 정도다. 무엇보다 구 회장은 경영철학인 ‘정도(正道)경영’을 실천한 경영인이다. 이는 경영활동에 부당한 방법이나 편법을 동원하지 않고 윤리경영에 충실한다는 것으로 구 회장이 2005년 선포한 ‘LG 웨이(WAY)’의 핵심 가치다.



구 회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기업의 존립 목적인 고객을 위한 가치창조를 제대로 수행했을 때 비로소 좋은 경영성과를 창출할 수 있다”고 강조해왔다.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희생한 의인에게 보답하는 차원에서 만든 ‘LG 의인상’이 좋은 사례다. 지금도 정도경영은 LG 경영활동의 기본이자 기업문화로 이어지고 있다. 구 회장이 남긴 이 같은 업적을 밑거름 삼아 대한민국 경제를 한 단계 도약시키는 게 경제계와 정부가 할 일이다. 이를 위해 재계는 정도경영과 도전·열정의 기업가 정신을 되새기고 정부는 기업 할 수 있는 환경부터 만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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