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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계리 취재 우리 기자단 이용 수송기 VCN-235는?

“대북제재·시간 촉박 등 고려, 정부 수송기 활용”

최대 22명 탑승 프로펠러기, 미국서 예외 인정받아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를 취재할 우리측 기자단을 수송할 VCN-235 수송기. 스페인과 인도네시아가 공동개발한 중소형 수송기로 22명을 태울 수 있다. 대한민국 공군 5호기로 공군이 운용하고 있으나 주로 정부 고위 인사가 사용하는 기체다.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를 취재할 기자단이 이용하는 항공기 ‘VCN-235’는 정부 수송기다. 인도네시아가 스페인과 공동개발해 동급 항공기 중에서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인 CN-235 수송기가 원형. 한국은 1990년 스페인에서 12대, 2001년 인도네시아에서 8대를 도입해 공군이 18대, 정부가 2대를 사용하고 있다. VCN-235는 이 기체에 귀빈용 좌석을 설치해 정부 주요 요인(VIP)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당초 대통령의 국내용 전용기로 지정됐으나 2008년부터 국무총리와 장관들도 이용하기 시작했다. 정부가 사용하지만 대한민국 공군 5호기로 소속과 운용은 공군에서 맡는다.

쌍발의 소형 기체지만 해양 경찰도 지난 2011년 CN-235M 4대를 도입해 해상초계기로 사용할 만큼 오래 날 수 있다. 최대 순항거리가 3,500㎞에 달해 동북아 일대까지 운항이 가능하다. 전장 21.4m, 기폭 25.8m, 기고 8.2m로, 최대속도는 시속 509㎞에 달한다. GE CT7-9C 2기의 엔진을 장착하고, 고도 7.6㎞까지 상승해 비행할 수 있다.

정부가 기자단을 위해 정부 수송기를 띄운 것은 대북제재와 원산에 먼저 도착한 국제기자단과의 합류 시간이 촉박하다는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를 제외한 미국, 영국, 중국, 러시아 등의 취재진은 지난 22일 중국 베이징에서 고려항공을 이용해 원산에 도착해 있다. 우리 기자단은 23일 원산에 도착, 이들과 합류해 풍계리로 이동하게 된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취재하는 남측 기자단을 급하게 원산으로 보내기 위해 공군에서 관리하는 정부 수송기를 투입한 것으로 보인다”며 “민항기와 달리 정부 수송기는 유엔 대북제재에 저촉되지 않는 점도 고려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정부 수송기가 북한의 특급 보안시설인 원산 갈마비행장에 착륙하는 것은 변화된 남북관계를 반영하는 것”이라며 “남북 간 군사적 긴장해소 측면에서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우리 기자단의 방북에 정부 수송기를 이용하는 것에 대해 미국에 사전 협조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3월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별사절대표단 방북 때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2호기(보잉 737-3Z8)를 이용한 것도 대북제재를 고려한 조치였다.

미국은 지난해 9월 발표한 대북제재 행정명령에서 북한을 경유한 모든 비행기는 180일 동안 미국에 착륙할 수 없도록 규정했다. 특사단이 민간항공사의 전세기를 이용했다면 해당 항공사의 비행기는 6개월간 미국에 착륙할 수 없게 되는 셈이다. 지난 1월 북한 마식령 스키장에서 남북 공동 스키훈련을 하기 위해 우리 선수들이 민간 전세기를 이용했을 때 이 같은 지적이 제기돼 우리 정부가 미국 정부와 조율해 예외로 인정받은 전례가 있다.
/권홍우기자 hong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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