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유통 업체 월마트가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루 1달러의 등록금만 내면 대학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했다.
30일(현지시간) AP통신과 CNBC 등에 따르면 이날 월마트는 본사와 자회사인 샘스클럽에서 90일 이상 근무한 경력이 있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루 1달러의 수업료만 받고 대학 교육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 내 140만명에 달하는 월마트 직원들이 1년간 365달러만 내면 대학 교육을 받는 길이 열렸다.
월마트에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학교는 플로리다대(플로리다), 브랜드맨대(캘리포니아), 벨뷰대(네브래스카) 등 미국 내 3개 대학이다. 전공은 경영학 또는 물류학으로 제한되며 향후 월마트는 직원들이 이들 전공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학위를 취득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출 예정이다. 회사 측은 또 등록금 외에 서적 및 수수료 등의 비용을 보조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줄리 머피 월마트 부회장은 “월마트의 직원 중 약 6만8,000명이 5년 내 이 프로그램을 이용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무상’ 교육비 지원 왜 ?
숙련된 노동자 붙잡아 두기 포석
유통전문가 늘려 온라인 대비도
월마트가 사실상 ‘공짜’로 직원들에게 대학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은 특화된 혜택으로 숙련된 노동자들을 붙잡아두기 위해서다. 현재 미국 노동시장은 경기 호조가 이어지면서 20년 만에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다. 미국의 지난 4월 실업률은 3.9%를 기록해 2000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3%대로 떨어졌다. 사실상 ‘완전 고용’에 가까운 노동자 우위 시장이 열린 셈이다. 또 유통시장 패러다임이 기존 소매판매에서 온라인 쇼핑으로 바뀌고 있는 것도 유통 분야에서 전문지식을 갖춘 노동자들에 대한 수요를 늘리는 요인이라고 AP통신은 진단했다.
같은 맥락에서 월마트는 올 초 신입 시간제 근로자들의 시간당 임금을 기존 9달러에서 11달러로 상향 조정했으며 직원들의 육아휴직 혜택을 확대하고 아이를 입양하는 직원들에게 5,000달러를 지급하는 인센티브도 제공하고 있다.
드루 홀러 월마트 인재혁신팀 부사장은 “경제적 관점에서 봤을 때 굉장한 이점을 가져올 제도”라며 “우리 기업에 유능한 인재들이 많이 지원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월마트의 수석커뮤니케이션 매니저인 에리카 존스는 “이번 교육은 근로자에게만 유익한 것은 아니며 회사가 투자수익을 얻는 것을 보장한다”며 “잘 훈련된 종업원은 월마트가 소매업의 미래를 구축해나갈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방법 가운데 하나”라고 강조했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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