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4일(현지시간)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차기 운영체제 ‘iOS 12’를 공개했다.
iOS 12에서 눈에 띄는 기능은 테크 중독과 싸울 수 있는 ‘앱 리미츠(App Limits)’다. 앱을 너무 많이 사용했다면 자신만의 기준을 설정해 사용 제한을 걸 수 있다. 예를 들어 인스타그램을 하루 한 시간으로 설정해 두면 한 시간이 지나는 순간 앱이 작동되지 않는 방식이다. 사전에 5분 남았다는 경고 알람이 오는데 부득이하게 계속 앱을 써야 한다면 연장(익스텐드) 버튼으로 사용 시간을 늘릴 수 있다.
마찬가지로 부모들도 아이들에게 같은 방식의 제한선을 그어주고 폰 사용을 제한할 수 있다. 아이들이 잠자리에 들 시간엔 아예 ‘다운타임’을 설정해 모바일 기기를 작동 중지 명령을 내릴 수 있다.
앱 사용시간은 주간 단위 통계(위클리 서머리)로 받아볼 수 있다. 어떤 앱을 많이 썼는지는 안드로이드 P도 비슷한 기능이 있지만, iOS 12는 ‘제한’에 방점을 찍었다는 점에서 다르다.
IT 매체들은 앱 리미츠 기능이 주요 주주들의 우려에 대한 화답이라고 분석했다. 애플의 주요 주주들이 과도한 아이폰·아이패드 사용이 청소년 정신 건강 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를 편지로 써 애플 경영진에 전달했기 때문이다. 애플의 크레이그 페더리기 소프트웨어 담당 수석부사장(VP)은 WWDC 기조연설에서 “당신이 하루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당신의 디바이스에 쏟아붓고 싶은지 스스로 결정할 수 있게 했다”라고 밝혔다.
또한 애플은 iOS 12 적용으로 앱 시작 속도를 40% 빠르게, 키보드 작동속도는 50% 향상시켰다. 카메라 구동도 이전 모델에서 70%까지 빨라졌다.
개인정보 보호 요소도 강화됐다. 사파리의 강화된 인텔리전트 추적 방지 기능은 사용자의 허가 없이 추적하는 댓글 위젯이나 SNS의 ‘좋아요’ 또는 ‘공유하기’ 버튼을 차단한다. 페더레기 부사장은 “좋아요나 공유 버튼은 당신이 클릭하든 안 하든 당신을 추적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며 “올해 우리는 그것을 차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대 32명까지 비디오 채팅을 할 수 있는 그룹 페이스타임 기능도 추가됐다. 그룹 알림 기능도 가능해져 하나의 앱에서 동시 알림을 보낼 수 있다. 그룹 메시지는 필터와 모양의 변화, 스티커 등을 사용해 효과를 주었다.
iOS 12는 가을까지는 사용자들에게 배포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 가을 새로운 아이폰 출시부터 적용될 것이라 짐작된다. 얼리어댑터를 위해 베타프로그램이 약간 먼저 공개될 수 있으며 iOS 12는 현재 iOS 11이 깔린 모든 기기에 적용할 수 있다. 아이폰5S 이상 모델이라면 모두 지원 대상이다. 기대를 모았던 보급형 모델 아이폰SE2, 아이패드, 맥북 등 하드웨어 신제품은 이날 공개되지 않았다.
/신경희인턴기자 crencia96@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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