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남매의 막내로서 형, 누나, 조카들과의 가족여행을 종종 계획했는데 사실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조카들과 함께하고 싶은 체험이 있어도 정가가 얼마인지 알 수 없는데다 프로그램의 내용도 제대로 공개돼 있지 않더라고요. 매번 개별 업체에 전화하거나 홈페이지를 일일이 찾아야 한다는 점에 불편함을 느꼈고 결국 레저큐를 창업하게 됐죠.”
지난 2013년 설립된 레저큐는 놀이공원 등 각종 관광지의 입장권에서부터 패러글라이딩 등과 같은 활동의 온라인판매관리솔루션 등을 제공하는 레저·액티비티 플랫폼 업체다. 레저·액티비티를 제공하는 2,000여 개 시설사 중 국내 최다인 800개를 확보해 업계 1위로 꼽힌다. 레저큐는 지난 4월 야놀자에 인수·합병(M&A)돼 주목받았다.
문보국(34·사진) 레저큐 대표는 “여행을 할 때 레저·액티비티를 즐기는 비율은 늘고 있는데 여전히 운영시간과 가격 등의 정보가 오프라인으로만 유통되는 것에 문제의식을 느꼈다”며 “여행시장이 커지는 상황에서 이를 디지털로 혁신한다면 승산이 있을 것으로 생각해 창업에 뛰어들게 됐다”고 말했다.
보통 여행을 떠난 이들이 소비하는 것은 교통과 숙박, 음식, 레저·액티비티다. 이 중 교통과 숙박은 이미 디지털화가 된 상태다. 음식은 매력적인 시장이지만 업체의 수가 너무 많아 디지털화가 쉽지 않다. 문 대표가 남은 시장인 레저·액티비티의 디지털화에 나선 이유다.
그는 “현장에서 구매할 수 있는 상품을 모바일화할 때는 여러 인센티브가 필요한데 그중 가장 좋은 것이 가격 할인”이라며 “레저·액티비티의 경우 이용객의 수가 늘어난다고 해서 추가 비용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가격 할인이 쉬운 상품”이라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원가 조절이 불가능한 음식과 달리 놀이공원의 경우 입장객과 비용이 함께 증가하는 구조가 아닌 만큼 최대한 많은 이들을 모으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이 같은 가격 할인 정책에 보다 열려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야놀자와의 M&A를 통해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문 대표는 “이용자 입장에서 숙박과 레저·액티비티는 하나의 여행에서 함께 발생하는 것”이라며 “현재 종합숙박서비스업체로서의 경쟁력을 확보한 야놀자와 레저액티비티업체로서의 경쟁력이 있는 레저큐가 만난다면 좋은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복수의 회사 중 야놀자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단순히 안정적인 수익보다는 2,000여 개의 레저 시설사들을 디지털화해 레저·액티비티시장을 혁신하겠다는 목적을 가지고 회사를 설립했다”며 “여러 곳으로부터 인수 제안을 받았지만 야놀자와 함께 하면 이 목적을 잘 실행할 수 있다고 생각해 야놀자를 선택한 것”이라고 웃어 보였다.
오프라인을 배제하고 온라인에만 집중하는 대개의 정보통신(IT) 기업과 달리 야놀자는 오프라인 사업을 병행하고 있다. 레저·액티비티 상품의 구매는 모바일에서 이뤄지지만 상품이 실제로 소비되는 장소는 오프라인 현장이기 때문에 사업을 양쪽에서 해야 한다는 게 야놀자의 전략이다.
레저큐는 오는 가을경 야놀자가 오픈하는 헤이(heyy) 1호점을 ‘오프라인 여행 플랫폼’으로 만들며 신규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헤이를 단순히 잠만 자는 공간이 아니라 숙박 고객은 물론 비숙박 고객들에게도 여행에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는 ‘오프라인 여행 플랫폼’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문 대표는 “일종의 여행 상담사가 여행객에게 필요한 모든 여행 정보를 제공하고 여행객은 이 정보를 바탕으로 자신에게 맞는 레저·액티비티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장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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