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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에 부는 '문학 한류'

박경리·김영하·한강 등 한국작가 관심 '쑥쑥'

'살인자의 기억법' 등 번역으로 유명한 요시카와

"日 독자들 친근감 느끼는 인기작품 많아졌다"

박경리 작가




김영하 작가


한강 작가


박민규 작가


최은영 작가


한국문학의 불모지나 다름없던 일본에 소설 ‘살인자의 기억법’의 김영하를 비롯해 이승우·한강·김연수·박성원·정세랑·황정은 등 한국 작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에 특별한 관심이 없던 일본 독자들도 친근감을 느끼는 한국 작품이 많아졌다”는 한 일본인 번역가의 전언이다.

다수의 한국 작품을 번역해 일본에 소개해온 요시카와 나기(필명)는 최근 서울경제신문과 e메일 인터뷰를 통해 일본에서 한국 문학의 가능성을 낙관했다.



요시카와는 지난 4월 김영하의 ‘살인자의 기억법’을 번역해 제4회 일본번역대상을 수상한 실력파 번역가로, 그가 2016년 12월 1일부터 지난해 말까지 13개월 동안 일본어로 번역 출판된 작품 중 가장 뛰어난 작품에 주는 이 상을 한국 작품으로 수상한 것 자체가 일본 내 한국문학의 인기를 방증한다. 일본번역대상은 일본의 저명한 번역가 및 서평가가 제안,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2014년 제정된 상으로 1년간 일본어로 발간된 문학 번역서 가운데 홈페이지를 통해 접수된 일반인 추천작품과 심사위원 5인의 추천작이 심사 대상이 된다.

한국 작품의 일본번역대상 수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5년 일본 시인 사이토 마리코가 박민규의 소설집 ‘카스테라’로 제1회 일본번역대상을 공동으로 수상함으로써 한국문학의 위상을 알렸다. 이에 대해 요시카와는 “그때 처음 한국소설을 읽어 봤다는 사람도 많았다”며 “신선하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에는 이승우·한강·김연수·박성원·정세랑·황정은 등 한국의 인기 작가들 작품이 호평받고 있다”며 “한국문학을 지금까지 잘 몰랐는데 재미있다, 감동했다는 반응이 많다”고 말했다. 그가 생각하는 한국 작가들의 특징은 일본 작가들보다 정치나 사회 문제 등 심각한 이슈를 더 적극적으로 다룬다는 점이다.

일본에서의 한국문학에 대한 관심은 ‘한국작품 번역 콩쿠르’가 개최돼 성황을 이룰 정도로 높아지고 있다고 요시카와는 전했다. 그는 “올해 쿠온출판사가 최은영 ‘쇼코의 미소’를 일본어로 번역하는 콩쿠르를 했는데 200명 이상이 응모했다”며 “번역가 지망자가 많은 만큼 좋은 번역가도 앞으로 많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에서 시인으로도 등단한 바 있는 요시카와는 현재 박경리의 ‘토지’ 완역 작업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그는 “글 쓰는 사람은 원칙적으로 글 자체로 평가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만큼 ‘얼굴 없는 번역자’로 활동하고 싶다”고 전했지만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그 원칙이 조금씩 무너져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2022년 가을까지 총 20권으로 완역될 박경리의 ‘토지’ 번역 작업을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는 그는 제1·3·4·6권을 번역했으며 현재 7권을 번역 중이다. 특히 한국에 대해서 잘 모르는 독자들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 될 수 있도록 신경 쓰고 있다. 읽기 쉬운 문장으로 다듬고 이해가 쉽도록 역주도 많이 추가했다. 그는 “일본 독자들이 한국소설을 읽을 때 자주 나오는 불평은 등장인물의 이름이 다 비슷비슷해 외우기가 어려워 힘들다는 점”이라며 “토지에서는 발음이 비슷한 이름은 원문에 한자가 없어도 한자로 표기하거나 가타카나로 표기하는 등 다른 인상을 주려고 한다”고 밝혔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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