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염좌·부종 잦으면 관절염 빨리 온다=축구를 하면서 가장 다치는 부위는 발목이다. 특히 발목관절은 무릎·척추관절에 비해 소홀하게 생각하고 방치했다가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 상대 팀과 몸을 부딪치며 운동을 하다 보면 발목을 삐끗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발목이 안쪽으로 심하게 꺾이면서 정상 범위를 넘어 움직이면 근육·인대 등이 충격을 받아 늘어나거나 일부 찢어질 수 있다. 발목염좌다. 가벼운 염좌는 대부분 1주일 정도 지나면 저절로 좋아진다. 인대가 부분파열됐다면 붙을 때까지 깁스를 하고 회복 기간을 가지면 별문제 없이 회복된다.
뼈·관절을 둘러싼 근막·힘줄·인대 같은 연부조직을 자주 다치고, 림프액·삼출물 등이 고인 부종(浮腫)이 잘 생기는데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으면 만성 발목관절 불안정증이나 관절염 전 단계로 접어든다. 무리한 운동을 하거나 장시간 서 있거나 걸은 뒤 발목이 붓고 통증이 있다면 관절염 전 단계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작은 부상이라도 충분한 휴식과 치료가 필요하다. 축구 경기 후 발목에 압통·부종이 나타나면 얼음찜질을 해주고 발목 관절을 쉬게 해준다. 불안정증은 주변부 근육·인대의 힘을 키워주는 운동을 6~8주 정도 해보고 인대의 힘과 증상이 좋아지지 않으면 6주 정도 인대 강화 주사 치료 등을 병행한다. 그래도 문제가 있으면 찢어진 인대 봉합 수술을 해야 한다.
관절전문병원인 서울부민병원의 정훈재 병원장은 “10~20대에 운동을 하다 발목의 안정성을 유지시켜주는 인대가 찢어지는 손상을 입는 경우가 많은데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고 계속 무리하면 40대 후반~50대 초반에 관절 연골이 손상돼 퇴행성 관절염으로 진행되고는 한다”고 말했다. 특히 남성은 학생, 군 복무 때 운동·훈련을 하다 발목관절을 다치는 경우가 많고 여성에 비해 평소 일·활동·운동량이 많아 관절염이 오는 시기가 좀 더 이른 편이다.
정 병원장은 “인대를 다치거나 근육이 파열되면 출혈·부종이 생기고 중력 때문에 피가 밑으로 쏠려 발목 아래쪽에 띠처럼 멍이 깔리고 통증이 동반된다”며 “이런 경우라면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 상태를 점검받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근육 다치면 ‘RICE’ 통해 2차 손상 최소화해야=무릎 앞뒤에 있는 ‘엑스(X)’자 모양의 십자인대도 단골 부상 부위다. 십자인대는 대퇴골(넙다리뼈)과 종아리뼈의 위치를 고정시켜줘 관절운동의 정상적 범위를 유지해준다.
넘어지면서 무릎 관절이 꺾이거나, 상대 선수와 심하게 부딪히거나, 빠르게 달리다 갑작스러운 방향전환을 자주 하다 보면 무릎 앞쪽 전방십자인대가 손상되기 쉽다. 전방십자인대가 버틸 수 있는 스트레스 강도는 걸을 때 발생하는 긴장 강도의 6배 정도인데 순간적으로 이를 넘어서면 손상이 발생한다. 심한 경우 ‘퍽’하는 소리와 함께 극심한 통증으로 무릎을 전혀 움직일 수 없게 되기도 한다.
십자인대가 파열되면 관절 속에 출혈이 생겨 손상 부위가 붓고 관절이 불안정해지면서 통증을 유발한다. 다만 대부분은 증상이 경미하거나 부분파열된 정도로 2~3일 지나면 부기가 빠지고 통증이 가라앉는다. 그래서 단순 타박상·근육통으로 착각해 방치하거나 찜질·파스 등으로 가볍게 처치하는 경우가 많다.
목동힘찬병원의 최경원 정형외과 전문의는 “전방십자인대는 완전히 끊어져도 급성 통증이 가라앉으면 큰 불편감이 없어 모르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며 “무릎이 불안정해지고 앞뒤로 흔들리면 결국 조기 퇴행성 관절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십자인대 파열은 X레이 검사에서 잘 나타나지 않으며 관절내시경이나 자기공명영상촬영(MRI)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의 김재민 재활의학과 교수는 “최근 등산·축구·농구 등의 운동을 하다가 무릎에 갑작스러운 충격이 가해져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일반인들이 늘고 있다”며 “통증과 함께 무릎에 이상이 느껴질 경우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 정밀검사를 통해 확인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십자인대 파열을 포함해 스포츠를 즐기다 근육 손상을 입었을 때 우선적으로 취해야 할 응급조치는 ‘RICE’다. 즉 안정(Rest), 얼음찜질(Ice), 압박(Compression), 거상(Elevation)을 통해 연부조직의 2차 손상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손상 직후 24시간이 골든타임이다.
치료는 성별, 나이, 무릎관절의 안정성, 내측부 인대 또는 반월상 연골 파열 여부, 직업, 스포츠 활동 정도, 사회적 요인 등을 고려해 수술적·보존적 치료를 할지 결정한다. 축구·농구 등 회전 동작이 많은 활동을 좋아하는 젊은 환자들은 수술적 치료가 고려된다. 관절의 운동범위를 늘리고 근력 강화를 위해서는 수술 전후 전문재활 치료를 병행하는 게 좋다. 김 교수는 “무릎 손상을 예방하려면 운동 전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긴장을 풀어주고 평소 유산소·근력운동으로 무릎관절 주변의 근육·인대·연골 등을 튼튼하게 유지는 게 좋다”고 말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