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대 대선 경선후보로 참여했던 김진 전 자유한국당 상임고문은 22일 비박계 좌장인 김무성 의원의 탈당과 함께 김성태 당대표 권한대행의 사퇴만이 당이 살길이라고 주장했다. 또 20~40대 젊은층이 좌파 정권의 잘못을 모른 채 문재인 정부를 지지한다고 우려하며 우파의 탁현민을 만들어 이들의 관심을 사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전 고문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심재철 의원실 주최로 열린 ‘자유포럼 보수 그라운드 제로 세미나’에 참석해 “한국당이 갑자기 폭망(폭삭 망하다)하게 된 주된 책임은 대선 이후 당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온 홍준표 전 대표와 비박계 복당파에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번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친박계가 당을 망쳤고 이번에는 비박계가 당을 완전 작살냈다”며 “계파 수장들이 얼른 당을 떠나야 한다”고 성토했다.
김 전 고문은 김 의원의 탈당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좌장이 이 당을 떠나야 계파가 당권을 차지하기 위해 모인다는 오해를 불식시킬 수 있다”며 “양 계파(친박·비박)가 끼리끼리 모여 또 당권을 차지하려 한다는 의심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만약 김 의원이나 비박계의 누군가가 당권을 잡을 경우 차기 총선을 통해 의석수는 20~30석으로 줄고, 보수가 궤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대행도 이른 시일 안에 대행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 전 고문은 “(김 대행은) 홍 전 대표와 같은 양대산맥으로 당을 이끌었고 비박계 리더가 아니냐”며 “당이 가장 어려울 때 당을 떠나 이 당을 공격하고 홍 전 대표의 계산에 의해 다시 돌아온 사람이 백의종군하는 것이 인간적 도리”라고 질타했다.
김 전 고문은 20~40대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우파에서도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 같은 탁월한 기획가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문재인 정부가 20~40대의 높은 지지를 받는 것은 탁 행정관 같은 기획력 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당은 홍보 스타일도 문제였고 당 운영의 세련미가 없었다. 시대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했다”며 “좌파에는 문재인 정권의 탁현민 같은 탁월한 기획가가 있어 2030의 표를 쓸어 담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상 문제에 대한 깊은 인식 없는 20·30·40대인데 문비어천가 언론들 때문에 20·30·40대가 좌파 정권의 잘못을 알지 못한다”며 “탁현민이 이들의 급소를 찔렀지만 우파에는 탁현민이 없다”고 지적했다.
/류호기자 r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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