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의 향기] 부석사 무량수전

국보 제18호 부석사 무량수전. /사진제공=문화재청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한국의 산사’ 중 하나인 경북 영주시 봉황산 중턱의 부석사는 원래 신라 문무왕 16년(676)에 왕명을 받은 의상대사가 가르침을 펴던 곳이다. 국보 제18호인 ‘무량수전’ 뒤쪽에 ‘부석(浮石)’이라고 새겨진 바위가 있다. 의상대사가 당나라 유학을 마치고 귀국할 때 그를 흠모하던 여인 선묘가 용으로 변해 이곳까지 따라왔고 이후로도 의상대사를 보호하면서 절을 지을 수 있게 도왔다는 설화가 ‘삼국유사’에 전한다. 선묘는 이곳에 숨어 있던 도적 떼를 발견하자 바위로 변해 물리친 후 무량수전 뒷자리에 내려앉았다고 기록돼 있다. 부석사의 중심건물인 무량수전은 신라 문무왕(재위 661~681) 때 짓고 고려 현종(1009~1031) 때 고쳐 지었으나 1358년에 불타버렸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목조건축 중 하나인 지금의 건물은 고려 우왕 2년(1376)에 다시 짓고 광해군 때 새로 단청한 것이다. 미술사학자 혜곡 최순우가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를 통해 극찬한 곳이 바로 여기다. 가운데 부분이 불룩한 배흘림기둥과 완만하게 솟은 처마의 곡선미가 탁월하다. 팔(八) 자 모양의 팔작지붕 처마를 받치는 주심포 장식 또한 기본에 충실한 간결한 형태라 건물의 전체적인 미감이 은은하다. 한없이 긴 수명을 가진 ‘무량수불’ 아미타여래불상을 모시고 있다.
/조상인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