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의 멸종을 막을 실마리인 야생 바나나가 5그루만 남았다.
영국 BBC 방송의 6일 보도에 따르면 바나나를 품고 있는 야생 바나나 나무는 아프리카 섬나라 마다가스카르에 딱 5그루 남아 있다. 영국 ‘큐 왕립식물원’(RBG Kew) 소속 과학자들은 향후 바나나의 종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이 바나나 나무를 보존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과학자들은 마다가스카르를 뒤져 이들 바나나 나무를 찾아냈다. 하지만 이들은 세계자연보존연맹(IUCN)이 최근 정한 적색 리스트에 포함된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마다가스카르 바나나는 홀로 떨어져 섬에서 자생적으로 성장해 독특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 큐 왕립식물원 리처드 앨런 보존 평가사는 마다가스카르 바나나 성체는 가뭄이나 병에 태생적으로 저항력을 갖추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들 바나나는 ‘파나마병’(Panama disease)에 감염되지 않았다”면서 “이로 미뤄볼 때 유전적으로 병에 강한 기질을 지닌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마다가스카르의 이들 바나나 나무에서 자라는 바나나 안에는 씨가 들어 있어 맛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 있지만 이종교배를 통해 새로운 품종의 바나나가 만들어지면 그 바나나는 먹기 적합하고 병충해에도 강할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판단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에서 소비되고 있는 바나나는 캐번디시(Cavendish) 종으로 식물 병충해에 취약하다. 이 종에 영향을 미치는 ‘파나마병’이 현재는 아시아 지역에 국한돼 있지만 남북 아메리카로 확산할 경우 전 세계 모든 바나나가 사라질 수 있다. 전 세계 바나나 나무가 현재로서는 모두 캐번디시 종이기 때문에 한 나무가 병충해 공격을 받으면 곧바로 주변의 모든 바나나 나무가 피해를 보게 된다. 바나나가 멸종할 수도 있는 것이다.
큐 마다가스카르 보존센터 헬렌 랄리마나나 박사는 바나나 나무는 마다가스카르의 풍부한 식물 유산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이들 야생 바나나 나무를 잘 보존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며 “커다란 바나나 씨앗에서 재배 바나나의 품종을 개량할 수 있는 유전자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혁준인턴기자 hj779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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