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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폭우로 인명피해 급증...사망자 88명

장마전선 북상으로 호우 소강상태

지반 약화에 고열로 인한 전염병 가능성

추가 인명피해 배제 못해 긴장

일본 오카야마현 구라시키시의 한 마을 전체가 8일 흙탕물에 잠겨 있다. 지난 6일부터 7호 태풍 쁘라삐룬과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내린 폭우로 서일본 지역 곳곳에서는 산사태와 하천 범람, 홍수사태가 잇따르고 있다. /구라시키=AP연합뉴스




서일본 지역을 강타한 폭우로 인명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9일 NHK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 30분 기준으로 사망자는 일본 전국 88명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히로시마 현이 38명으로 사망자가 가장 많았으며 에히메 현 21명, 오카야마 현 13명 등이었다. 도로 단절이나 연락이 두절되면서 아직 안부가 확인되지 않은 사람은 58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히로시마현이 40명으로 가장 많았다.

집계 주체에 따라 실종자가 더 많다는 보도가 나온다. TBS는 이날 오전 7시 현재 74명의 안부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보도했다.

장마전선이 한국으로 올라가면서 비는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지만 태풍에 장맛비로 지반이 약해져 있어 추가 인명피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11개 광역자치단체에 발표됐던 호우 특별경보는 지난 8일 오후 모두 해제됐지만, 기상청은 이번 폭우로 지반이 약화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토사 피해를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상청은 이날 지역에 따라 낮 최고기온이 섭씨 30도를 넘는 곳이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열사병 등 온열 질환에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총무성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 8일 오후 현재 20개 지역의 대피소에서 생활하는 인원은 모두 3만250명으로 집계됐다. 오카야마현 구라시키 시에서만 침수 주택이 4,600여 채에 달한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서일본 지방을 중심으로 한 기록적인 폭우는 태풍 쁘라삐룬과 편서풍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장마전선이 강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6월 말만 해도 일본 기상청은 장마전선이 한국으로 북상하면서 대규모 호우 가능성이 작다고 내다봤지만 지난주 7호 태풍 쁘라삐룬이 북상해 동해상에서 소멸하면서 장마전선이 내려왔고 다량의 수증기까지 전선에 유입됐다. 여기에 편서풍이 오호츠크해 기단과 북태평양 기단의 충돌을 부추기며 장마전선이 더욱 강화됐다. 일본 정부가 손 쓸 새도 없이 잇따른 재해에 당한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8호 태풍 마리아까지 북상하고 있어 일본은 그 진로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마리아가 예상대로 중국 대륙을 향한다면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이 강해져 장마전선이 북상할 가능성이 크지만 일본 쪽으로 선회하면 서일본에 다시 습한 공기가 유입돼 또다시 폭우가 쏟아질 수 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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