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독일의 화학·제약 업체 바이엘은 세계 최대 종자 업체인 몬산토의 최종 인수를 선언했다. 인수대금은 총 630억달러(약 67조5,000억원)로 독일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M&A로 기록됐다. 이에 앞서 지난해에는 1,300억달러 규모의 미국 다우케미컬과 듀폰의 합병이 완료되며 세계 최대 화학 기업이 탄생했다.
올해도 석유화학 산업에서의 합종연횡이 활발하다. 미국 정유사 마라톤페트롤리엄의 앤디버 인수가 승인을 눈앞에 뒀으며 태국의 인도라마는 체코의 타이어코드 기업 인수를 시도하며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독일의 바스프는 솔베이의 통합 폴리아미드 사업 인수를 진행하고 있으며 엑손모빌도 인도네시아 윤활유 생산업체 인수를 최근 완료했다. 최근에는 중국의 시노켐과 켐차이나 합병설도 나오고 있다. 삼정KPMG는 지난해 글로벌 화학 기업의 M&A는 864건으로 지난 2013년보다 21% 증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의 성과는 미미하다. 지난해 초를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인수합병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 SK종합화학이 다우케미컬로부터 에틸렌아크릴산(EAA)·폴리염화비닐리덴(PVDC) 사업을 인수한 게 전부일 정도다. 화학 업체의 한 관계자는 “M&A가 만능열쇠는 아니지만 경쟁력 확보에 좋은 수단인 것은 분명하다”며 “하지만 리스크도 적지 않은데다 자금도 만만찮게 들기 때문에 경험이 적은 국내 업체들은 주저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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