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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살핌 받거나 버려지거나…폭염 속 반려동물 '양극화'

반려동물 위해 종일 에어컨 틀어놓고 출근하는 반려인 늘어

올해 7∼8월 유기동물 6,133마리…작년보다 6.4배로 증가

폭염이 이어진 1일 서울 일원동 반려견 행복도우미 호텔에서 강아지들이 물놀이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25일 강원 강릉시 유기동물 보호소에서 개들이 모여 있다. 40마리를 수용할 수 있는 이곳에는 유기견이 늘어나면서 105마리가 들어와 있다./연합뉴스


최근 행락객 등이 버리고 가는 유기동물이 늘어나면서 보호 시설이 포화 상태에 이르자 강원 강릉시 유기동물 보호소가 마당에 임시 시설을 마련했다. 40마리를 수용할 수 있는 이곳에는 현재 105마리가 들어와 있다./연합뉴스


지난달 중순 시작된 기록적 폭염이 여전히 기승을 부리는 요즘. 반려동물만 집에 두고 출근해야 하는 반려인들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직장인 정모(31)씨는 2주 가까이 집에 에어컨을 틀어놓고 출근길에 오른다. 어느 날 선풍기만 켜놓은 채로 출근했다가 집에 돌아와보니 강아지들이 거품을 토해놓았기 때문이다. 태어난 지 5년 된 강아지를 키우는 직장인 오모(36)씨 역시 폭염 속 강아지의 건강이 걱정돼 가정용 폐쇄회로(CC)TV를 설치할까 생각 중이다. 아침에 에어컨을 틀어놓고 출근하는 것은 물론 저녁 약속도 잡지 않고 집에 바로 돌아오지만 낮 동안 강아지에게 무슨 일이 생길지 걱정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살인적인 폭염에 정씨나 오씨 같은 주인을 만나지 못해 올해 7∼8월 뜨겁디뜨거운 길바닥에 버려진 동물들도 눈에 띄게 늘어났다. 양극화를 낳은 것이다.



유기동물 통계사이트 ‘포 인 핸드(Paw in Hand)’가 농림축산식품부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지난달 5일부터 이달 5일 사이 전국 각지 보호소에서 보호 중인 유기동물은 6천133 마리로 지난해 같은 기간(958 마리)보다 6.4배로 증가했다.

반면, 올해 7∼8월 보호소에 있다가 원래 주인에게 돌아간 동물은 1,238마리로 지난해 같은 기간(1,602 마리)보다 감소했고, 입양된 동물은 1,110마리로 지난해 같은 기간(3,000 마리)과 비교했을 때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공공장소를 떠돌거나 버려진 동물을 발견했을 때 관할 시·군·구청과 해당 유기동물 보호시설에 신고하면 정부가 7일 이상 주인을 찾을 수 있도록 공고한다. 공고 후 열흘이 지나도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타인에게 기증 또는 분양할 수 있다.

동물권단체 관계자는 “보호소에서 데리고 있는 유기동물 중에는 길을 잃어버린 동물도 있겠지만 버려진 동물들이 적지 않다”며 “정확한 인과관계는 알 수 없지만, 올해 유난히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다 보니 무책임한 주인들이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홍승희인턴기자 shhs950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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