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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점심때 문닫고 정년 연장하라는 금융노조의 몰염치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총파업에 돌입할 모양이다. 금융노조는 조합원 10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찬반투표 결과 90%의 찬성률로 총파업이 가결됐다고 밝혔다. 금융노조는 곧 지부 대표자회의를 열어 앞으로의 투쟁일정을 조율할 계획이라고 한다. 금융노조는 63세 정년 연장과 임금피크제 시행 연한 확대, 근로시간 단축 등을 놓고 사용자 측과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이후 중앙노동위원회 조정도 실패하자 이번에 강경 카드를 빼 들었다. 금융노조가 실제 실력행사에 돌입할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총파업 시기는 휴가철을 넘긴 다음달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한다면 2016년 9월 이후 2년 만이다.

금융권 총파업 결의를 보는 국민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무엇보다 제 밥그릇 챙기기가 도를 넘었다. 금융노조는 주52시간 근로시간 단축의 조기 정착을 위해 점심때 일제히 은행 문을 닫는 방안을 단체협상 카드로 제시했다. 그래야만 전 직원이 점심시간에 식사와 휴식이 보장된다는 연유에서다. 점심시간 때 직장인을 중심으로 은행 이용이 많은 현실을 본다면 금융노조의 이런 요구는 고객 불편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것이다.

63세 정년 연장은 최악의 고용대란에 처한 청년세대의 일자리를 빼앗을 우려가 있어 단순히 금융권 노조와 사용자 간 합의로 결정할 성질의 것이 아니다. 사회 전체적으로 일자리 세대갈등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남의 사정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배만 부르면 된다는 몰염치한 이기주의가 아닐 수 없다. 정년연장 문제는 사회적 논의가 좀 더 진전된 후에야 노사 테이블에 오를 사안이다.



금융권은 보수와 복지 측면에서 최상위권 집단에 속한다. 그런 귀족노조가 터무니없는 요구를 내걸고 파업을 한다면 국민이 수긍할 턱이 없다. 누가 보더라도 금융권 파업은 명분도 없고 설득력도 떨어진다. 금융권 직원 사이에서도 과도한 요구가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고객 불편을 무기로 비합리적인 주장을 관철하겠다는 생각부터 시대착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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