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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늘었는데 이익은 줄었네…주52시간 '인건비 폭탄' 맞은 IT업계

넷마블·카카오 등 일제히 매출 증가 속 이익 감소

인건비 상승이 영향 미쳐...인건비 리스크 현실화

업체별로 20~30%, 1,000명 이하 업체 타격 더 커

◇주요 IT 기업 2018년 2·4분기 인건비 현황(단위:억원)

구분 2017.2분기 2018.2분기 상승률
카카오 880 1,079 22.60%
넷마블 868 1,017 17.20%
컴투스 105 143 35.40%
게임빌 83 101 22.40%
네이버 8,444 1조1,130 31.50%
*자료:업체 취합

단, 네이버는 전체 영업비용

주요 IT기업들이 신규 채용에 따른 인건비 증가로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은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며 인건비 증가의 직격탄을 맞았다.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 시행을 앞두고 IT업계를 휩쓴 ‘인건비 공포’가 현실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9일 IT업계에 따르면 최근 실적 발표한 기업 중 다수가 매출 증가에도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카카오다. 9일 실적을 발표한 카카오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26% 증가하며 분기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영업 비용이 늘며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감소했다. 특히 주 52시간 도입을 앞두고 고용을 늘리면서 인건비는 지난해 같은 기간 880억원에서 1,079억원으로 22% 늘었다. 넷마블도 사정은 비슷하다. 매출이 소폭 감소한 가운데 지난 2·4분기에 인건비로만 1,017억원을 지출하며 영업이익이 40% 가까이 급락했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새로운 근무환경에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인건비 1,017억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 868억원에 비해 17.2% 증가한 수치다.

네이버는 인건비를 따로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영업비용이 31.5% 늘었다. 인건비 폭탄에 영업이익률은 25%에서 18% 로 떨어졌다.

직원이 1,000명 이하인 중견업체들은 더 큰 타격을 입었다. 기존 인력 내에서 근무 시간을 조정할 수 있는 주요업체들에 비해 즉시 고용해야 하는 인력의 비중이 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컴투스의 경우, 인건비가 105억에서 143억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무려 35% 늘었으며, 적자를 이어 온 게임빌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2.4% 늘어난 101억원을 인건비로 지급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게임을 출시하고 대기업 대열에 가세, 인력을 크게 늘려온 펄어비스와 블루홀의 경우, 아직 실적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인건비 증가가 이보다 훨씬 컸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똑같이 주52 시간 근로시간 단축을 맞았지만, IT업계에 유독 인건비 증가로 인한 실적 영향이 컸던 것은 것은, 업종 특성이 반영된 결과다. 게임 등 SW 개발의 경우, 출시 직전과 직후에 근무시간이 급증하고, 제조업과 같이 업무시간과 휴식시간을 명확하게 구분하기도 어렵다. 또 업력이 오래된 기존 제조분야 대기업들이 정부가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을 시행하기 이전부터 노사협약 등으로 자체적으로 근로시간을 52시간 이하로 유지해온 것과 달리 IT업계는 노조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서, 또는 개발자들의 의지에 따라 주 52시간을 초과하는 근로행태가 만연해 있었다. 이 같은 근로행태가 주 52시간 도입으로 전면적으로 바뀌며 기업의 비용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는 정부 방침인 만큼 새로운 비용 구조에 적응하는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인건비 인상으로 고비용 구조 정착이 불가피해 보인다”며 “정부 방침인 이상 따라야 하긴 하겠지만, 일선의 경영부담은 훨씬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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