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다음(카카오) 등 포털의 뉴스·댓글 정책 현황과 사회적 영향력을 정부 차원에서 따져본다. 또 인터넷 기업이 자사의 서비스를 공정하게 운영할 수 있도록 권장하는 목적에서 일종의 ‘모범답안’도 마련해 내놓는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국내외 주요 인터넷 기업의 서비스 정책을 파악하기 위한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연구 대상 업체는 네이버와 카카오, 구글, 애플 등 10곳 이상으로 연말까지 진행된다. 정부와 관계 기관이 민간 인터넷 기업의 서비스 정책을 들여다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터넷진흥원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인터넷 기업의 서비스가 시장점유율로만 측정됐는데 사실 포털의 뉴스·댓글은 정부 정책보다 사회적으로 더 영향력이 높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것들을 계량화해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포털 네이버가 다음달 모바일 메인 화면에서 자체 편집한 뉴스와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순위’를 제외하고 검색 창 중심으로 개편한 뒤 온라인 여론 형성 과정에서 어떠한 변화가 생기는지도 살피게 된다. 앞서 네이버는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여파로 정치 분야의 뉴스 댓글은 최신순으로만 정렬해 볼 수 있도록 하고 뉴스 댓글에 대한 1일(24시간) 공감·비공감 클릭 수를 50회로 제한하는 내용의 정책을 시행했다.
아울러 인터넷진흥원은 구글(구글 플레이), 애플(애플 앱스토어) 등 애플리케이션(앱) 장터의 수수료 현황이나 입점 정책 등도 파악할 예정이다. 실제 글로벌 인기 게임 ‘포트나이트’ 개발사인 에픽게임즈는 구글이 앱 장터에서 매출액의 30%를 떼 가는 정책에 반발하며 삼성전자 ‘갤럭시노트9’에 모바일 버전을 기본 탑재하기로 하는 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다만 인터넷진흥원과 상위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개인정보 유출·침해 등 명백한 위법 행위 외에는 민간 인터넷 기업의 서비스 정책을 변경하도록 강제하거나 조처할 권한은 없다. 이 때문에 인터넷진흥원도 연구 결과가 나온 뒤 특정 인터넷 기업의 서비스 정책이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사례 등을 모아 공유하고 공동 홍보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지민구기자 mingu@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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