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지난 2월에는 최대 원전 개발운영업체 핵공업집단공사(CNNC)와 원전 건설업체 핵공업건설집단(CNECC)을 합병해 원전 개발과 건설·운영을 수직계열화한 초대형 원전 기업을 만들었다. 지난달에는 러시아와의 원전 협력안에 서명하기도 했다. 원전 표준화와 마찬가지로 모두 수출 확대를 염두에 둔 전략이다. 그러잖아도 중국 원전은 최근 경쟁력이 급속도로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2015년 파키스탄·아르헨티나에서 대규모 원전을 수주하고 2016년에는 영국 원전 건설 프로젝트에도 참여하는 등 최근 몇 년 새 굵직굵직한 사업을 따냈다. 이는 중국 원전 기업의 성장과 무관하지 않다. 중국 원전 기업은 상대적으로 낮은 건설비에다 기술력도 상당하다. 현재 중국의 원전 수준을 2009년 한국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전을 수주했을 당시 수준으로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세계 원전 업계에서는 중국이 ‘추격자’에서 ‘함께 뛰는’ 단계를 지나 ‘세계를 선도하는’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가격경쟁력에 기술력까지 갖춘 중국 원전이 앞으로 더 공격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설 게 분명하다. 2030년까지 잡은 원전 수주 목표가 1조위안(약 173조원)에 달할 정도다. 이런 마당에 한국은 탈원전 정책에 발목이 잡혀 있으니 중국과 제대로 경쟁이나 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국내에서 천덕꾸러기 신세인데 해외에서 인정받기를 기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제라도 정부는 중국 원전 굴기의 파장을 직시해야 한다. 하루빨리 탈원전 정책을 접고 원전 산업의 경쟁력을 다시 높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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