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솔릭’이 북상하면서 23일 영향권에 진입한 전국이 긴장상태에 들어갔다.
인천에서는 300여 척의 선박이 긴급하게 피항을 결정했다. 23일 새벽 인천 남항·북항 등 항구에는 화물선 70척, 위험물운반선 52척 등 총 289척의 선박이 피항했다. 인천항만공사는 남봉현 사장을 본부장으로 재난대책본부를 구성하고 태풍 영향권에서 벗어날 때까지 피해 예방과 긴급 대응에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은 전날 오후 11시를 기해 긴급 피항 선박을 제외한 배들의 인천항 신규 접안을 금지한 상태다.
기상 악화로 곳곳에서 항공기 결항 사태도 이어졌다. 한국공항공사 울산지사에 따르면 23일 오전시간 출발하는 항공기 9편의 운항이 취소됐다. 오전 8시 25분, 11시 35분, 오후 2시 45분, 5시 55분, 9시 5분 울산발 김포행 대한항공 항공기 5편과 낮 12시 35분 출발 예정이었던 아시아나항공 1편과 에어부산 1편이 결항했다. 또 제주로 갈 예정이었던 오전 8시 50분 에어부산 1편과 오후 1시 35분 대한항공 1편도 취소됐다. 김포와 제주에서 출발해 울산에 도착할 예정이던 항공기 9편도 결항했다.
태풍의 길목에 위치한 가거도에서는 이날 오전 정전사태로 주민들이 공포에 떨기도 했다. 오전 10시30분께 전남 신안군 가거도에는 초속 30m의 강풍과 비가 몰아치고 파도가 방파제를 넘나들고 있다. 가거도는 이날 오전 9시께 잠시 정전이 되면서 인터넷과 방파제 공사 현장 CCTV 작동이 멈췄다. 현재까지 별다른 인적·물적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주민들은 외출을 자제한 채 모두 문을 걸어 잠그고 집에서 태풍이 무사히 지나가기를 바라고 있다. 한 주민은 “현재 비바람이 워낙 거세 창문으로 밖 상황을 살필 뿐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솔릭은 원래 예상됐던 것보다 북상 속도가 느려졌다. 기상청은 솔릭이 23일 오전9시 기준 강한 중형 태풍으로 서귀포 서쪽 약 90km 부근 해상에서 시속 7km로 북진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24일까지 전국이 태풍 영향권 안에 들어 매우 많은 비와 함께 매우 강한 바람을 동반하겠다며 유의를 당부했다. 태풍의 진행속도는 예상보다 느려져, 24일 오전 9시께 서울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됐다.
/오지현기자 ohj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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