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사진) 자유한국당 의원이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을 향해 “경제를 위해 절대 튀어나와서는 안 될 괴물”이라고 칭하며 날 선 비판을 날렸다. 자유한국당이 정부의 경제 실정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높였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같은 당 정진석 의원과 ‘소득주도 성장 왜 문제인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어 이같이 말했다. 이날 행사는 국회 토론모임인 ‘열린토론 미래’에서 마련한 자리로 지난해 8월 당시 바른정당 고문이던 김 의원과 한국당 원내대표를 지낸 정 의원이 만든 초당적 모임이다. 지난 2월 이후 잠시 중단됐던 토론회는 이날부터 다시 시작됐다.
김 의원은 “대한민국은 그동안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로 번영을 이룩했다”며 “좌파 사회주의 계획경제와 포퓰리즘에 기반한 소득주도성장은 시장경제에서 절대 작동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소득주도 성장을 사실상 주도하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에 대한 성토도 이어졌다. 김 의원은 “전날 장 실장이 TV에 나와 ‘자신도 최저임금 인상률에 깜짝 놀랐다’고 고백했다”며 “그렇다면 내년 최저임금 인상 논의 과정에 적극 개입해 동결시켰어야 하는 것 아니냐. 자격없는 장 실장을 문 대통령이 즉각 해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당의 역할도 주문했다. 제1야당인 한국당이 대안 찾기를 주도해야 하지만, 제 역할을 못 해 비판을 받고 있다는 게 김 의원의 진단이다. 그는 “한국당이 투쟁의 전면에 나서야 할 시점”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김 의원은 최근의 잇따라 토론회를 열며 복당 이후의 잠행 모드를 끄고 정치 보폭을 넓히고 있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김 의원이 차기 당권을 염두에 두고 기지개를 켠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김 의원은 ‘당 아닌 개인적인 역할에 대한 고민은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지만, 다음에 하자”고 말을 아꼈다. 다만 “당이 당력을 모아 최선을 다 한다고 하지만, 국민들이 이를 인정하지 않는 괴리에 대해서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공동 주관자인 정 의원도 “장 실장은 각종 경기지표 악화에 ‘기다리라’고 세월호 선장 같은 소리만 하고 있다”며 “장 실장이 경제를 모르는 문 대통령을 벌거벗은 임금님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이날 토론모임의 발제를 맡은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는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 정책을 겨냥해 “기업을 정치적으로 타살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장 실장이 임금소득 배분율 저하를 근거로 기업 탓만 하며 수십년간 거짓 선동을 해왔다”며 “임금소득배분율 저하는 글로벌 성공에 따른 임금 배분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해외 다른 나라를 봐도 임금소득배분율 높은 나라는 브라질·아르헨티나”라며 “장 실장 말은 대한민국도 이들 나라처럼 가자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한국당 소속 의원 30여명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송주희기자 ss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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