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 갈수록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어요. 부담되지만 걱정한다고 될 일도 아니니 즐기면서 도전하겠습니다.”
아시안게임 4강 신화로 다시 한 번 세계를 놀라게 한 ‘쌀딩크(베트남 히딩크)’ 박항서(59) 베트남 축구 대표팀 감독이 6일 귀국했다. 그는 이달 말까지 국내에서 휴식한 뒤 11월에 개막하는 동남아시아축구선수권(스즈키컵)에서 또 한 번의 기적에 도전한다.
박 감독은 “베트남 대표팀 감독으로서 성원에 감사드린다. 메달을 따지 못해 베트남 정부에서는 자제하는 분위기가 있었지만 국민은 예전(아시아 U-23 챔피언십 준우승)처럼 반겨주셨다”고 현지 반응을 전했다.
박 감독의 베트남은 아시안게임 예선 통과 목표를 넘어 사상 첫 8강에 이어 4강까지 내달렸다. 거스 히딩크 감독과 비교된다는 취재진의 얘기에 “비교 자체가 부담스럽다”고 손사래를 친 그는 “베트남 축구에 작은 발자취를 남겼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을 뿐”이라고 했다.
박 감독은 대회 기간 선수에게 직접 발마사지 해주는 영상이 공개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그는 “팀 내 의무진이 2명밖에 없다. 경기 전 한 선수가 마사지를 하고 있어서 도와줬을 뿐인데 그 모습을 영상으로 찍어 유튜브에 올린 것 같다”며 “영상을 올린 선수를 많이 혼냈다”고 설명했다.
최근 현지 언론을 통해 공개된 박 감독의 연봉은 3억원 수준. 이를 두고 너무 적다는 현지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박 감독은 이에 “연봉 문제는 이미 계약돼있는 부분이다. 현재 상태에 만족하고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넘겼다.
베트남은 대한축구협회의 도움으로 다음 달 17일부터 열흘간 파주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하기로 했다. 국내 프로팀 1.5군과 두 차례 비공식 경기도 치를 예정. 그는 “스즈키컵은 베트남에서 정말 중요한 대회다. 즐기면서 도전하겠다”고 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