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암호화폐 투자상품 2종에 대해 거래정치 처분 결정을 내리면서 암호화페 가격이 급락하는 등 시장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9일(현지시간) SEC는 성명을 통해 ‘비트코인 트래커 원’과 ‘이더 트래커 원’이 상장지수펀드(ETF)인지 아닌지를 두고 시장에 혼란이 있다며 미국에서 최소 9월 20일까지 매매가 중단될 것이라고 밝혔다.
ETF는 특정 지수의 움직임에 연동해 운용되는 상품을 거래소에 상장시켜 투자자들이 실시간으로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는 종목이다.
이번에 SEC의 규제를 받은 두 투자상품은 각각 비트코인, 이더(블록체인 이더리움의 화폐단위) 가격에 연동된다고 약정하고 있다. 이들 상품은 스웨덴 스톡홀름에 있는 나스닥 거래소에 등록돼 있으나 장외에서 이뤄지는 점두거래 방식으로 미국 내에서 거래됐다.
SEC는 이들 종목에 대해 “현시점의 일관되고 정확한 정보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 금융상품은 거래 웹사이트뿐만 아니라 미국 내 판매를 위해 제출한 지원서류에도 ETF로 분류돼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소식에 약세장을 이어가던 암호화폐 시장은 이날 이더의 폭락과 함께 10개월 만의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블룸버그의 달러대비 가격 집계에 따르면 이날 현재 이더는 미국 동부시간으로 지난 7일 오후 5시 이후 9.5%, 비트코인은 2.5% 가치가 하락했다.
코인마켓캡(coinmarketcap.com)이 집계하는 디지털 자산의 시장 자본총액은 올해 1월 정점일 때보다 6,400억 달러(약 722조9,400억원)가 줄어든 1,970억 달러(약 222조5,300억원)에 머물렀다.
암호화폐의 가치는 디지털화폐의 확산이 더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 속에 최근 6주 중 5주 동안 추락했다.
SEC의 이날 거래정지 처분, 이더리움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시절이 이미 지났을 가능성이 크다는 이더리움 공동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의 최근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그런 우려가 다시 부각됐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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