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 무역전쟁의 타깃으로 일본을 시사한 가운데 오는 21일 미일 각료급 무역협의(FFR)를 앞두고 일본 내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미국의 무역적자는 중국, 유럽연합(EU), 멕시코, 일본 등의 순으로 컸는데 중국을 제외하고 EU·멕시코와의 무역협상이 큰 틀에서 마무리된 만큼 일본에 대한 집중포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1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은 이번 FFR 논의를 거쳐 뉴욕 유엔총회 기간인 오는 25일 무렵으로 조율 중인 미일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통상 합의를 도출하려고 하고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 파악이 어려워 일본 정부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은 “일본이 미국에 수입 확대 방안을 제시하며 대일 무역 적자 감소 요구에 대응할 방침이지만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일본 정부가 주목하는 것은 21일 2차 FFR에 앞서 진행되고 있는 미국과 캐나다 간 교섭의 향방이다. 미국·캐나다 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재협상이 21일까지 교착될 경우 미국의 관심은 당분간 캐나다 쪽으로 쏠리겠지만 21일 이전에 캐나다와 합의가 도출된다면 미국의 통상압력이 오롯이 일본에로 쏠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편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거듭되는 대일 통상압박 속에서도 언급을 자제하며 공식 대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신문은 “아베 총리가 사실은 동요하고 있지만 자민당 총재선거를 의식해 이를 숨기고 평정심을 가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20일 치러질 자민당 총재선거를 앞두고 3선 성공을 위해 통상 문제가 부각되지 않도록 경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