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는 가을이 가장 바쁜 시기다. 대규모 국제 비엔날레들이 줄줄이 개막하고 미술관·갤러리들은 연간 가장 비중 있는 전시들을 가을에 선보인다. 국내 최대의 아트페어도 가을에 열린다. 하지만 문화관광체육부가 지난 2016년 발표한 문화향수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연평균 미술관 관람 횟수는 0.3회다. 국민의 90% 가까이가 전시장을 일 년에 단 한 번도 찾지 않고 있다. 도대체 무엇이 우리를 이토록 미술에서 멀어지게 했을까.
미술과 가까워지는 첫걸음에 ‘2018 미술주간’이 있다. ‘미술로 좋은 날’이라는 슬로건 아래 개최되는 전국 최대 규모의 미술 행사로 10월2일부터 오는 14일까지 열린다. 그 기간 전국의 국·공·사립미술관, 갤러리, 비영리 전시공간, 비엔날레 등 180여개 미술 기관이 함께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개관시간을 연장하며 관람객을 초대한다.
미술을 즐기기에 좋은 이 가을, 올해는 2년에 한 번씩 열리는 비엔날레가 총 8개의 도시에서 열리니 금상첨화다. 어디를 가야 할지 고민이라면 티켓 한 장으로 모든 비엔날레를 관람할 수 있는 초특가 할인 입장권 ‘미술주간 통합패스’가 있다. 코레일에서 제공하는 철도패스 ‘미로랑’을 통해 3일 또는 5일간 무제한 탑승할 수 있는 할인권으로 전국을 누비며 현대미술을 감상할 수도 있다.
미술주간을 맞아 전국 5개의 국공립미술관에서는 ‘뮤지엄 나이트’를 연다. 가을밤, 미술관에서 영화·공연도 보고 파티를 즐기며 친구와 맥주도 한 잔 나눌 수 있다. 미술관이 즐거운 삶의 공간이 되는 순간을 경험할 것이다. 미술 공간이 밀집된 서울 삼청동과 신사동 일대를 미술 전문 가이드와 함께 거닐며 전시장 곳곳을 방문하고 운영자들과 교류하는 아트투어 프로그램도 있다.
비엔날레와 미술관을 돌아봤다면 ‘미술품 구입’에 도전해보자. 미술품을 소장하는 것은 미술을 즐기는 또 하나의 방법이다. 한국국제아트페어(KIAF·키아프)가 10월4~7일 열린다. 서울·부산·광주 등지에서 개최되는 작가미술장터에서는 직접 작가들을 만나 중저가 작품을 구입할 수 있다. 심지어 올해부터는 카드회사들의 무이자할부 혜택도 제공된다. 한층 낮아진 미술관의 문턱을 넘어 ‘미술로 좋은 날’, 미술주간을 만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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