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시재와 김성진 한양대 에너지거버넌스센터 전임연구원은 10일 ‘시장구조의 변화와 가치사슬을 고려한 한국 태양광 산업의 육성 방향’을 발표했다.
여시재는 태양광 모듈과 셀 등 상류 분야 대신 O&M 사업 지원을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웨이퍼와 셀 모듈은 진입장벽이 대단히 낮아 가격경쟁력을 갖춘 기업만 살아남았고 완전 경쟁에 가까운 영역이 돼 1% 대의 낮은 이익률을 보이고 있다”면서 “하류인 보급 및 운영·관리 영역의 평균이익률은 현재 최소 7~10%”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에 태양광 제조업을 하던 기업이 발전사업까지 하게 되면 자사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사용할 수 있어 최대 20%의 이익률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셀과 모듈의 강자인 한화 큐셀이 일본의 오이타, 터키의 카라파나, 미국의 텍사스주에 발전소를 건립하고 전력판매 계약을 체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여시재는 PV 유리와 보호필름 등 소재 분야에 대한 집중 지원도 제시했다. PV 유리는 반사방지 코팅기술이 탑재 돼 패널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보호필름 역시 패널을 구성하는 셀을 외부의 습기나 먼지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두 분야는 일본과 벨기에, 독일 등 기술 강국이 선점하고 있는 분야다. 틈새시장인 소재 부품 시장을 노린 사례는 패션 잡화를 판매하는 ‘DuPont’사가 대표적이다. DuPont은 대부분의 태양광 기업들이 일반적인 제조업에 주력하는 동안 PV유리와 같은 틈새시장에 주목해 매출 10억 달러를 기록했다. 패널을 제작하는 기업이 비용 효율을 달성하기 위해 DuPont사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경쟁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의 기업들이 제조업 전반을 장악하여 시장을 개척·확대해가는 지금 핵심 부품·소재와 첨단기술을 보유한 기업의 기회와 수익성은 더욱 향상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가격경쟁력이 아닌 품질경쟁력으로 승부할 수 있는 강소기업의 육성이 국가 차원에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여시재는 손지우 SK 증권 연구원과 ‘4차 산업혁명과 전력소비의 증가’ 보고서도 함께 발표했다. 정부가 2030년까지 목표 전략 수요 증가율을 연 1%로 잡고 있지만 스마트 시티 내에 들어설 빅데이터 센터와 전기차 수요 증가 등을 감안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손 연구원은 “ 4차 산업혁명에서 스마트시티 탄생은 필연적 결과물”이라며 “사우디가 스마트시티 건설을 겨냥해 신규 원전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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