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 PC방 살인 사건’ 피해자의 상태를 적나라하게 언급한 의사의 태도를 두고 상반된 의견이 일고 있다. 대체적인 여론은 긍정적 기폭제라는 반응이다. 하지만 대체로 의료계는 ‘명백한 의료 윤리 위반’이라 지적하고 있다.
지난 14일 서울 강서구의 한 PC방의 아르바이트생을 피의자 김성수(29)가 흉기로 참혹하게 살해한 사건이 일어났다 그 뒤 담당의였던 남궁인 이화여대부속목동병원 응급의학과 임상조교수는 19일 자신의 SNS에서 범죄의 잔혹함을 상세히 기록한 글을 남겼다.
“나는 강서구 PC방 피해자의 담당의였다”며 입을 연 남궁인 의사는 “그가 처음 들어왔을 때 검은 티셔츠와 청바지에 더 이상 묻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피투성이 였다. 상처가 너무 많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상처가 복부와 흉부에는 없고 모든 상처가 목과 얼굴, 칼을 막기 위한 손에 있었다. 하나하나가 형태를 파괴할 정도로 깊었다. 얼굴에만 칼자국이 32개 정도가 보였다”고 전했다.
이어 “따라온 경찰이 손으로 범죄에 사용된 칼의 길이를 가늠해 알려줬다. 그 길이를 보고 나는 생각했다. 보통 사람이 칼을 찔리도 칼을 사람의 몸으로 전부 넣지 않는다. 인간이 인간에게 그렇게 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가해자는 이 칼을 정말 끝짜기 넣을 각오로 찔렀다”며 잔혹함을 전했다.
“모든 상처는 칼이 뼈에 닿고서야 멈췄다. 두피에 있는 상처는 두개골에 닿고 금방 멈췄으나 얼굴과 목 쪽의 상처는 푹 들어갔다. 귀는 얆으니 구명이 뚫렸다. 너무 깊어 비현실적으로 보였다. 다시 말하지만 하나하나가 형태를 파괴할 정도로 깊었다”고 그 참상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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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러한 상황에서)심신 미약에 대한 논의는 지금 이 순간에도 우울로 고통받는 수많은 사람들을 잠재적 살인마로 만드는 꼴이다. 우울증은 그에게 칼을 쥐어주지 않았다. 그 개인이 손이 집어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사건의 엄중한 처벌과 진상 조사가 이루어지고 사회적으로 재발을 방지되기를 누구보다 강력히 바란다”며 글을 마무리 지었다.
이 게시물은 20만개의 좋아요와 4만 5000회가 넘는 공유횟수를 기록하며 큰 파장을 일켰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글로 인해 가해자에 대한 비난 여론이 더 거세질 수 있었기에 긍정적인 효과를 줬다고 말하고 있다. 피해자의 억울한 죽음을 더욱 알릴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의료계는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환자 비밀 준수의 개념이 없다는 것이다. 유가족의 동의를 구했다는 언급도 없는 적나라한 묘사의 글에 대해 의사들의 비난은 거세지고 있다.
/장주영기자 jjy033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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