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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서지현 검사 "성폭력 피해자들 향한 2차 가해 막아야"

2차 가해는 피해자를 생매장하는 것과 같아

불특정 다수의 2차 가해자들 문제의식 없이

가해자들이 정해준 프레임에 갇혀 음해성 발언 일삼아

엄격한 잣대, 피해자 아닌 가해자 향해야

서지현 검사가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안태근 전 검사장과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는 것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상관이었던 안태근 전 검사장의 성추행과 부당인사조치 등을 고발해 ‘미투(me too)’ 운동을 촉발한 서지현 검사가 성폭력 피해자들에 대한 2차 가해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6일 서울 서초동 변호사회관에서 서 검사는 서기호 변호사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왜 성폭력 피해자들을 2차 가해를 당해야 하느냐”며 “2차 가해는 성폭력 피해자를 생매장 하는 것과 같다”고 밝혔다.

서 검사는 성폭력 피해자가 여성인 경우, ‘평소 행실에 문제가 있었다’, ‘더럽혀졌다’, ‘피해자가 먼저 유혹했을 것이다’, ‘꽃뱀이다’, ‘창녀다’ 등의 말을 듣는 경우가 많다고 강조했다. 심지어 성폭력 피해자인 여성을 향해 외모평가를 하며 ‘물의를 일으킬 정도의 인물은 아닌데’라는 폭언을 내뱉는 불특정 다수의 2차 가해자들이 온·오프라인상에 넘친다고 했다.

서 검사는 “가해자들은 온데간데 없고 피해자들만 피해자답게 우울하게 사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2차 가해자들은 말투와 행실이 피해자다운 처참함을 갖췄는지를 살핀다”고 말했다. 피해자가 그런 모습을 보여야 진짜 피해자로 확인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그는 다른 어떠한 폭력에 의한 피해자도 이런 고통을 겪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서 검사 역시 올해 1월 사건을 폭로한 후 수많은 2차 가해에 시달렸다고 했다. ‘정치하고 싶어서 저런다’, ‘저러더니 결국 승진하지 않았냐’ 등의 이야기가 서 검사를 두 번 죽였다.

“성폭력 피해는 권력의 문제에요. 늘 가해자는 강자였습니다. 강자인 가해자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성폭력 피해자들의 입을 틀어막아야 했고, 이러한 음해성 발언들이 이어져 온것입니다. 문제의식 없이 우리 사회는 가해자들이 정해준 프레임대로 피해자를 괴롭혀 온것입니다.”

서 검사는 피해자에게 향해있는 관심과 엄한 잣대의 방향을 가해자 쪽으로 바꿔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는 “사건이 폭로된 후에 피해자가 누군지가 아니라 가해자는 얼마나 괴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 가해자가 이를 무마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에 관심 가져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백주연기자 nice8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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