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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한국건축문화대상-우수상]라티스 빌딩, 폐쇄적 외관…그 안에 '비밀의 정원'

1·2층 카페·서점 3층은 단독주택

공적·사적 공간 상하좌우로 연결

3층은 단독주택, 1~2층은 카페 및 서점으로 이뤄진 라티스빌딩은 가장 사적이면서도 공적인 공간이다.






광주광역시 동구 동명동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마치 서울의 한남동처럼 고급 주택들로만 채워졌던 동네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는 조금씩 빈집들이 생겨나고 빈 자리에 젊은이들이 좋아할 만한 카페들이 들어서면서 새로운 활력이 생겨나고 있다. 이 같은 변화 조건에서 태어난 라티스빌딩은 가장 사적이면서도 공적인 공간을 만들고자 하는 건축주의 고민에서 출발했다. 1·2층은 건축주가 직접 운영할 카페 및 서점, 3층은 건축주가 거주할 단독주택으로 구성해 적절한 폐쇄성을 띄면서도 누구나 편하게 드나들 수 있는 공공건물을 짓고자 했다.

설계를 맡은 이데아키텍츠건축사사무소의 강제용 대표의 고민도 이 지점에서 출발했다. 여느 공공건물처럼 건물 전면에 넓은 개방형 공간과 환영하는 듯한 커다란 정문을 두는 방식으로 계획할 순 없는 노릇이었다. 고심 끝 탄생한 아이디어는 도로에서 본 건물의 외관은 엄격하고 폐쇄적으로 하되 건물 안쪽 공간에는 커다란 마당을 두는 것이었다. 이 같은 구조물을 통해 방문객들은 외부에서 한차례 걸러지되 일단 들어온 순간 안마당을 공유하면서 다양한 활동들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건물의 외관은 엄격하고 폐쇄적이다.


라티스빌딩의 엄격하게 정렬된 구조 프레임은 이 건물이 쉽게 접근하기 힘든 사적 소유물임을 말하고 있다. 동시에 그 프레임 사이에 뚫려있는 창호는 1층에서 대부분 열려 있어 방문객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카페의 입구로서 기능하기도 한다. 이 창호는 3층의 주택으로 갈수록 점차 메꿔진다. 공적 영역에서 사적 영역으로의 변화가 입면에서도 드러나도록 했다.

건물의 내부로 들어서면 남향의 햇빛을 머금은 안마당이 드러난다. 안마당은 아무에게나 허락되지 않는 비밀의 정원이면서, 한편으로는 개인 주택조차도 일부 엿볼 수 있어 모두에게 열려있는 야외마당이다. 외부 입면의 정렬된 그리드 구조 패턴 사이로 내부의 안마당이 투과되어 보일 수 있도록 내부 공간에 기둥이나 벽체를 최소화한 것도 건물의 양면성을 보여주기 위한 하나의 장치다.



안마당은 지하 썬큰(지하에 자연광을 유도하기 위해 대지를 파낸 곳)공간과 1·2층의 테라스, 스탠드형 옥외계단과 3층 주택의 발코니로 둘러싸여 시선의 교류뿐만 아니라 실제적인 공유 활동이 이뤄질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낸다.

박진호 한국건축문화대상 심사위원은 “1, 2층 카페의 상하공간, 골목과 카페, 카페의 내부와 마당, 마당과 지하의 서점 등의 공간들이 서로 상하좌우로 연계되고 열려있다”면서 “근린생활시설임에도 불구하고 공간이 폐쇄적이지 않고, 공적·사적 영역이 서로 교차돼 도시문맥과 소통하는 열린 공간계획을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주원기자 joowonmail@sedaily.com

건물 안으로 들어오면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안마당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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