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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프랜차이즈 잔치' 된 서울페이

소상공인 수수료 부담 줄인다더니

가맹점 모집, 프랜차이즈가 90%

SPC·롯데GRS 전사·일괄적 신청

朴시장 거리 홍보 등 가입 안간힘





소상공인을 위한 간편결제 시스템 ‘서울페이(제로페이)’의 가맹점이 프랜차이즈로 채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서울시의 가맹점 모집 개시 후 2주간 실적을 분석한 결과 약 90%가 프랜차이즈 매장이었다. 서울시는 논란을 미리 차단하고 소상공인의 카드 수수료 부담 줄이기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박원순 서울시장까지 직접 나선 모습이다.

◇소상공인 오랬더니…오히려 프랜차이즈에 인기=22일 이호대 서울시의회 의원(더불어민주당·구로2)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서울페이 가맹점 모집현황’에 따르면 공식 신청 개시일인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11일까지 총 1만348건의 가맹점 접수가 들어왔으며 이 중 프랜차이즈가 9,176건으로 총 88.7%였다. 나머지 신청 건수가 온라인·중소기업중앙회·자치구 등을 통한 접수여서 이를 사실상의 소상공인 신청으로 본다면 ‘프랜차이즈 쏠림현상’이 두드러진 셈이다.

이 같은 결과는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기도 했다. 프랜차이즈의 특성상 따로 떨어져 있는 소상공인과 달리 전사·일괄적인 신청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서울페이 가맹점 모집과 함께 SPC가 참가를 결정했으며 이후 유통 대기업인 롯데GRS도 함께했다. 서울시 고위관계자는 “뚜레쥬르 등을 두고 있는 CJ그룹도 참가가 확정적”이라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오른쪽)이 2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에서 제로페이 가맹점 확대 가두캠페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보 효과 노리는 서울시…‘역진성’ 우려 솔솔=서울시는 이 같은 쏠림현상에 대해 ‘프랜차이즈 배 불리기’와는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프랜차이즈의 경우 직영점과 가맹점의 비율이 약 2대8 정도여서 자영업자에게 카드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효과가 분명히 있다는 것이다. 유명 프랜차이즈가 참가해 주변 상권에 가입을 유도하는 순기능도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전통시장 등은 점포별로 신청서를 작성한 후 한 번에 모아서 등록하기 때문에 시일이 걸린다”며 “시간이 지나면 소상공인 등록 수도 많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쏠림현상이 고쳐지지 않는다면 “매출이 많은 사람만 수수료 인하 혜택을 보고 정작 소상공인에게 떨어지는 이득은 적다”는 ‘역진성’ 논란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연매출이 2억원인 사람에게 적용되는 카드 수수료율은 0.8%로 월 약 13만원의 수수료를 떼게 된다. 서울페이가 QR코드 방식이라 일반 신용카드보다 사용이 불편하다는 점을 생각해 사용률을 5% 정도로 적용하면 결국 월 6,500원의 수수료 절감 혜택밖에는 보지 못한다는 것이다. 반면 연매출 12억원이 넘는 경우 서울페이 수수료율은 0.5%로 신용카드 수수료(2.3%)보다 현저히 낮아 오히려 프랜차이즈 직영점 등 구조적으로 매출이 높은 곳이 더 이익을 볼 수 있다. 이 의원은 “서울페이가 목표에 맞게끔 설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소상공인 모시자” 현장 마케팅 나선 박원순 시장=박 시장은 이날 서울 신촌 거리에 있는 소상공인 점포를 일일이 돌아다니며 서울페이 가입신청서를 돌렸다. 정책의 주된 타깃인 소상공인 가입률을 높이기 위한 행보다. 서울시는 전통시장을 돌아다니며 서울페이 설명회를 여는 등 홍보에 매진하고 있다. 이날 박 시장과의 간담회에 참석했던 소상공인들은 일반 국민들이 서울페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오종환 서대문구 소상공인회 이사장은 “일반 국민이 서울페이의 효용을 알고 ‘착한 소비’를 할 수 있도록 널리 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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