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27일 발표한 ‘2017년 광업·제조업 조사 잠정결과’에 따르면 제조업 종사자는 295만6,000명으로 한 해 전 295만7,000명보다 0.1% 감소했다. 제조업에 광업을 더한 전체 광업·제조업 고용도 269만9,000명에서 296만8,000명으로 1,000명가량 줄었는데, 이 역시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대규모 구조조정이 이뤄진 조선업이 13%로 가장 크게 감소했고, 자동차와 전자가 각각 0.7%와 0.4% 줄었다. 반도체 사업이 더할 나위 없는 역대급 호황을 누렸지만 자동차와 조선 등 여타 주력 업종의 사업이 크게 위축되면서 전체 제조업 종사자 수가 감소했다.
전자산업 내에서는 반도체 사업과 그렇지 않은 산업 간 희비가 갈렸다. 반도체 업종은 출하액과 부가가치가 전년 대비 각각 41.5%와 41.7% 큰 폭으로 늘었지만 액정표시장치(LCD) 같은 전자부품은 출하액이 9.7%, 부가가치가 9% 늘어나는 데 그쳤다. 부가가치는 최종 제품 생산에 들어가는 비용을 뺀 액수로, 생산 자체가 줄었거나 원자재 값이 오른 경우 감소한다.
특히 중국 업체들이 빠르게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휴대전화 등 통신·방송장비에서 출하액이 9.4%, 부가가치는 17.5%나 줄어들며 ‘중국 제조 굴기’의 직격탄을 맞았다. 통계청 관계자는 “반도체 부문은 고사양 D램과 낸드플래시 수요 증가로 출하액이 늘었지만, 휴대전화 등은 수요 감소로 출하가 전년 대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불황 여파로 전체 제조업 사업체 수는 6만8,790개에서 6만9,458개로 1% 찔끔 느는 데 그쳤다. 조선이 10.6%가 줄었고, 전자와 자동차도 각각 4.8%와 1.3%씩 감소했다. 사업체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고 고용 인원이 많지 않은 ‘뿌리 산업’인 금속가공과 기계·장비는 사업체 수가 0.5%와 4% 늘었다.
/세종=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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