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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득-저소득층 대출 '같지만 다른 빚'

국회 예산정책처 보고서

고소득층, 집값 1% 오를때 부채 0.66%↑

저소득층은 자영업 시작하면서 빚 늘려

서울의 한 은행에서 고객들이 대출상담을 받고 있다./권욱기자




가계부채는 주로 보유한 부동산 가격이 오르거나 새롭게 자영업을 시작할 때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만 고소득층은 주로 부동산 가격이 상승했을 때, 저소득층은 자영업을 시작하거나 안정된 직장을 잃었을 때 부채를 늘리는 것으로 나타나 대조를 이뤘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20일 ‘경제동향&이슈’에 실은 ‘가계부채의 미시적 결정 요인 분석’ 보고서는 전국 2만여 가구를 상대로 2012∼2017년 시행한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를 활용해 소득분위별로 우리나라 가구의 부채(담보·신용) 수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했다. 올해 3분기 가계부채는 1년 전보다 6.7% 늘어난 1,514조원이다. 최근 증가율이 둔화하는 추세지만 2011∼2014년 평균(5.8%)보다 여전히 높다.

분석 결과 가계 소득 수준과 무관하게 부동산 보유와 자영업 종사 여부가 가계부채 증가에 주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파악됐다. 보유 부동산 가액이 1% 상승하면 부채는 0.66% 늘었다. 자영업으로 전환한 가구도 그렇지 않은 가구에 비해 부채가 17.8% 증가했다.



다만 소득 수준에 따라 부채증가를 견인하는 주된 요인은 달랐다. 부동산 가격이 1% 올랐을 때 부채 상승률은 소득 상위 40%에 해당하는 고소득 가구가 0.73%로, 하위 40% 저소득 가구(0.36%)의 두 배를 상회했다. 고소득 가구는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면 담보대출 외 신용대출(2.9%)도 확대했다. 반면 저소득 가구의 신용부채는 부동산 가격과 어떤 연관성도 보이지 않았다. 따라서 고소득 가구가 부동산 투자를 위해 집중적으로 대출을 늘리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자영업으로 전환했을 때 비전환 가구와 비교한 부채 증가율은 저소득 가구(18.5%)가 고소득 가구(15.1%)보다 더 높았다. 저소득 가구는 상용직에서 임시·일용직으로 전환하는 경우신용대출이 20% 가까이 상승했다. 반면 고소득 가구는 임시·일용직, 자영업 전환 여부 등 종사상 지위와 신용대출 증가 간 통계상 유의미한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저소득 가구 부채증가에 고용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저소득 가구 부채 대부분이 생계형 대출일 수 있다는 점을 통계가 실증적으로 보여준 셈이다.

보고서는 “부채유형별, 가구소득별로 가계부채 결정 요인이 상이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가계부채 관련 정책을 수립할 때 이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다원인턴기자 dwlee618@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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