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안정보다는 노후소득보장 강화에 초점을 맞춘 정부의 국민연금이 개편안대로 추진되면 미래세대는 보험료를 지금(보험료율 9%)보다 3배 이상 내야 하는 등 큰 부담을 짊어져야 하는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는 국민연금 재정 계산을 바탕으로 한 제4차 국민연금종합운영계획안이 24일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됨에 따라 국회에 제출됐다고 밝혔다. 앞으로 국민연금 개편안은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연금개혁특위 등의 사회적 합의와 국회 논의를 거쳐 입법화 과정을 밟지만, 전망이 밝지는 않다.
특히 이날 국무회의를 통과한 연금개편안대로 시행될 경우, 중간에 보험료 인상 등 연금개혁을 하지 않으면 후세대는 기금고갈로 노인 세대에게 연금을 주기 위해 엄청난 보험료 부담을 떠안아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국민연금 개편안은 ① 현행 유지 ② 현행 유지하되 기초연금 40만원으로 인상 ③ 소득대체율 45% 상향, 보험료율 12% 인상 ④ 소득대체율 50% 상향, 보험료율 13% 인상 등의 4가지 방안을 담고 있다. 이런 정부 개편안에 따라 4가지 방안을 적용했을 때 국민연금기금 소진 시점은 ①·②안은 2057년, ③안은 2063년, ④안은 2062년으로 예상된다. 이에 앞서 국민연금 제4차 재정계산에서는 국민연금 제도를 현재대로 유지하면 저출산과 인구 고령화, 경제성장률 둔화로 2042년에 국민연금은 적자로 돌아서고 2057년에 적립기금이 소진될 것으로 조사됐다. 기금 소진 후에도 연금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보장하고자 후세대가 당장 부담해야 할 보험료율은 ①·②안은 24% 안팎으로 4차 재정 추계 결과와 유사하다.
하지만, 이른바 ‘더 내고 더 받는 방식’의 ③안과 ④안대로 시행할 경우 연금기금이 바닥나는 2062년과 2063년 이후 지금의 부분 적립방식(현세대가 보험료를 내서 기금운용 등으로 수익을 올리는 등으로 적립해 나중에 돌려받는 방식)이 아닌 부과방식(연금 지급하기 위해 세금을 물리는 방식)으로 전환할 경우 미래세대는 자신의 소득에서 31.3∼33.5%의 보험료를 내야 한다. 자신이 벌어들인 소득의 3분의 1가량을 연금보험료로 내야 한다는 말이다. 후세대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울 사안일 것이다. 이에 따라 이런 정부안을 두고 국회에서 뜨거운 논란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오건호 운영위원장은 “정부의 이번 4개 방안 어디에도 연금제도의 ‘지속 가능성 대책’은 없다”면서 “5년마다 재정계산을 통해 국민연금을 개혁하는 것이기에 기금 소진을 가정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말하면서 정작 문재인 정부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부안은 국민연금 재정 불균형을 그대로 방치한다”면서 “과연 문재인 정부가 연금개혁에 얼마나 책임을 느끼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김은비 인턴기자 silverbi2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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