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하원이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합의안을 부결하면서 오는 3월 29일로 예정된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시점이 늦춰질 가능성이 더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필립 해먼드 영국 재무장관이 브렉시트 합의한 부결 이후 (EU 탈퇴 시한을 명시한) 리스본 조약 50조 연기 가능성을 언급했다고 전했다.
합의안 부결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부결일로부터 3개회일 이내인 오는 21일까지 ‘플랜 B’를 제시해야 한다. 그러나 이 기간 동안 EU와의 재협상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EU와의 재협상, 브렉시트 번복, 제2 국민투표 등 현실적으로 가능한 대안들은 모두 더 많은 시간을 요구하고 있어 영국이 브렉시트를 연기하지 않으면 3월 29일 EU에서 자동 탈퇴해야 한다. 합의 없이 EU를 떠나는 ‘노 딜 브렉시트’는 영국이 원치 않는 최악의 상황이 된다. FT는 “모든 방안들이 브렉시트 연기를 필요로 한다”며 “이제는 50조의 연장을 회피하는 것은 힘들어보인다”고 말했다.
영국 정치권에서도 브렉시트 연기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마크 드레이크포드 웨일스 자치정부 수반은 이날 브렉시트 합의안 부결 직후 “영국 정부가 방향을 바꾸고 50조의 연장을 모색할 때”라고 촉구했다.
EU도 영국의 브렉시트 연기 요구에 응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가디언은 지난 13일 영국 의회의 합의안 부결을 예상하고 7월까지 브렉시트를 연기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EU 관계자는 “메이 총리가 살아남아 합의안의 의회 통과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알려준다면 7월까지 기술적 연장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근거해 다수 영국 언론들은 브렉시트 연기 논의가 본격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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