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경제단체장의 최저임금 차등적용 요청에 대해 “현실적으로 방안을 만들기가 굉장히 쉽지 않을 것”이라고 사실상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홍 부총리는 16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대한상의·한국경영자총협회·한국무역협회·중소기업중앙회 등 4개 주요 경제단체장과 첫 만남을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최저임금 차등적용에 대해서도 논의가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박성택 중기중앙회장은 “최저임금을 업종·규모별로 구분해서 시행해주시길 바란다”고 재차 요청했다. 그는 “소상공인은 최저임금을 사실상 한계노동가격으로 여기고 있다”며 “업종별로 구분하지 않으면 올해도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손경식 경총회장도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에 대한 정부 초안은 공정성과 객관성 확보 차원에서 일정 부분 의미가 있는 대안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이와 함께 업종·지역별 구분 적용도 종합적으로 개편이 추진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차등 적용에 힘을 실었다. 앞서 정부는 지난 7일 최저임금을 결정할 때 고용수준과 기업 지불 능력, 경제성장률을 반영하고 최저임금위원회를 구간설정위원회와 결정위원회로 이원화하는 개편안 초안을 발표했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중심으로 요구가 많았던 최저임금 차등 적용 방안은 빠졌다.
홍 부총리는 이런 요구에 대해 “검토 못할 바는 없지만 현실적으로 방안을 만들기가 굉장히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을 드렸다”며 사실상 어렵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이어 “(차등 적용에 대해) 결론을 낸다거나 구체적인 방안을 같이 협의한다거나 하는 것보다는 서로의 인식을 나눈 정도였다”고 간담회 분위기를 전했다. ‘의견 수렴’에 그쳤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홍 부총리는 “양도소득세 관련 부과나 증권거래세 세입 문제, 시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검토해 나간다는 기본 입장만 확정됐다”며 기존 입장과 변한 것이 없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2022년까지 주식 양도차익 과세를 확대하고 있는 만큼 증권거래세 인하·폐지는 양도차익 과세 확대 또는 전면 과세 여부와 함께 논의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향후 대기업 방문 여부에 대해서는 홍 부총리는 “중소기업이든 대기업이든 다 만날 생각”이라며 “아직 날짜를 정하지는 않았지만 기업을 만나는 데 대해 제한을 두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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