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업계는 인건비 절감을 위해 사람 대신 기계가 일하게 하는 ‘무인화’ ‘자동화’를 가장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곳이다. 최저임금 인상에 고통스러워하는 가맹점주들을 달래는 동시에 고객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해결책으로 무인결제기 등을 활용한 ‘셀프 오더’가 주목받으며 시스템 도입 및 개발을 전사적으로 진행하는 곳이 대폭 늘어나는 추세다.
무인화 바람이 가장 거세게 불고 있는 업계는 맥도날드·롯데리아·KFC·버거킹 등으로 대표되는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다. 패스트푸드 업계의 경우 주 고객층인 1030세대가 점원에게 직접 주문하는 방식보다 얼굴을 보지 않고 주문하는 ‘비대면 서비스’를 선호하는 경향이 높다는 특징까지 맞물리며 이미 무인결제 시스템이 대세가 된 상황이다. 실제 KFC의 경우 지난 2017년 키오스크 자동 주문을 처음 도입한 이래 지금까지 국내 193개 매장 중 90%가 넘는 180여곳에 시스템 설치를 완료했다. 롯데리아와 맥도날드·버거킹 등도 각각 전체의 60~70%에 해당하는 매장에 무인결제기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대규모 직영매장을 주로 운영해왔던 모스버거의 경우 키오스크 도입과 메뉴 간소화, 현금을 받지 않는 카드전용 등의 시스템을 구축해 인건비 부담을 대폭 낮춘 ‘모스버거 익스프레스’라는 신규 브랜드를 론칭하기도 했다.
패스트푸드 업계의 성공을 지켜본 다른 식음료 프랜차이즈들도 앞다퉈 무인결제기 도입에 뛰어드는 모습이다. 아이스크림 프랜차이즈 배스킨라빈스는 지난해 4월 청담점을 시작으로 셀프 오더 시스템 ‘해피스테이션’ 도입을 추진, 지난해 말 기준 40여곳까지 확대했다. 배스킨라빈스는 무인결제기와 함께 24시간 아이스크림을 구매하고 포인트 적립까지 할 수 있는 아이스크림 자판기도 도입했다. 음료 프랜차이즈 쥬씨도 인건비 등 여러 비용 상승 요인을 상쇄하고 매장 운영을 효율화하기 위해 무인결제기 도입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 50여곳의 매장에서 운영 중이지만 향후 더 늘려가겠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도 코인노래방이나 코인세탁소, 24시간 독서실 등에서도 키오스크를 통한 무인점포가 보편적으로 자리 잡았다.
업계는 앞으로도 인건비 절감을 위해 무인결제 시스템 도입을 결정하는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무인주문기를 넘어 음식조리나 제작·서빙 등까지 기계로 대체하는 시도가 나올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지난해 8월 한국피자헛은 외식 업계 최초로 서빙로봇 ‘딜리 플레이트’를 도입해 2주간 시범운영하며 고객들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무인결제기 도입은 세계적인 추세로 반드시 인건비 절감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국내 최저임금 인상이 가맹점주들의 인건비 부담을 늘려 본사 차원에서도 무인결제기 제작·도입 등을 적극 검토하게 한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경미·김연하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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