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잇따라 중거리핵전력(INF) 조약 탈퇴를 선언하며 냉전 시대 ‘부활’을 예고한 미국과 러시아가 우주 공간에서도 군비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2일(현지시간) 타스통신에 따르면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의 면담에서 우주 공간에 기반을 둔 미국의 새 미사일 방어전략에 맞설 대응 계획을 조만간 소치에서 열릴 국방 조달회의 전까지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우주 공간에 무기를 배치하려는 특정 국가들의 계획에 대해 알고 있다. 나는 그러한 잠재적 위협을 어떻게 상쇄할지에 대해 듣고 싶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이 언급한 ‘특정 국가들의 계획’은 미국 국방부가 지난달 17일 발표한 ‘새 미사일 방어 검토보고서’(MDR)를 가리킨 것이다. 미 국방부는 이 보고서에서 우주 공간에 요격기를 배치하고 미사일 탐지와 추적을 위한 센서를 배치하는 등의 실험적 기술에 대한 연구와 투자를 권고했다.
기존 미사일 방어전략이 지상 발사 요격미사일에 기반을 뒀다면 미국의 새 전략은 우주 공간으로 진출해 적의 미사일을 더 신속히 탐지하고 요격 능력을 극대화하는 등 미사일 방어체계를 증강하는 것이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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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사일 방어 검토보고서 내용을 발표하면서 “언제, 어디서든 미국을 겨냥해 발사된 어떤 미사일도 탐지, 파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모든 형태의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미국민을 보호할 것”이라고 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해 6월 트럼프 대통령은 독립적인 우주군 창설을 국방부에 지시했으며, 12월에는 미군 우주사령부 창설을 지시하는 내용의 행정각서에 서명하기도 했다.
미국의 이런 움직임은 1987년 러시아와 체결한 INF 탈퇴를 선언한 이후 나온 것이어서 러시아와 중국의 거센 반발을 불러왔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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