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전문점 내 일회용 컵 사용 금지부터 대형 마트 내 비닐 봉투 퇴출까지, 지난해 4월 발생한 재활용 쓰레기 대란 이후 일회용품을 줄이기 위한 이 같은 노력은 각계각층에서 진행되고 있다. 정부는 각종 대책을 내놓으며 폐기물 발생 자체를 원천 봉쇄하려 하고 있고 기업 역시 환경부 등과 자발적 협약을 맺고 일회용 제품 생산을 줄이기 시작했다. 정부와 기업이 주도적으로 일회용품 줄이기에 앞장서고 있지만 시민 개개인의 실천 없이는 공염불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생활 속 작은 실천만으로도 일회용품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만큼 개인의 인식 전환과 습관 개선이 필요한 이유다.
일회용품 줄이기는 생각만큼 거창한 노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당장 집 안에서 실천할 수 있는 일들이 대부분이다.
철저한 분리수거가 그중 하나다. 우리나라는 이미 분리수거가 생활화된 국가로 분류된다. 그럼에도 배출되는 쓰레기 중 30%만 재활용을 하고 있다. 정확한 분리수거 규정이 알려지지 않은 탓이다. 플라스틱은 시민들이 제대로 된 분리수거 방법을 모르는 대표적인 배출물이다. 플라스틱은 뚜껑을 떼어내고 내용물을 비워 배출하는 것이 원칙이다. 내부에 음식물이 묻어 있다면 깨끗이 씻어야 한다. 이물질이 섞인 플라스틱 쓰레기는 수거업체가 가져가더라도 재활용이 불가능하다. 종이류의 분리수거도 제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비닐 코팅된 책의 표지나 노트의 스프링은 제거 후 배출해야 하고 신문지 등은 물기에 젖은 상태로 버리면 재활용 업체가 수거하지 않는다. 공구나 철사·못 등의 쓰레기는 투명 비닐 봉투에 넣어 배출해야 하지만 캔·고철류 수거함에 낱개로 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음식을 주문해 먹는 경우 불가피하게 일회용 제품이 뒤따라 온다. 아직 정부 규제가 마련되지 않아 일회용품을 남용하는 업체도 많다. 이때 주문하는 과정에서 일회용 수저를 빼 달라거나 반찬을 하나의 플라스틱 용기에 담아 배달해달라고 요청하면 일회용품 사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사무실이나 음식점·카페 등 집 밖에서도 일회용품을 줄이는 방법은 다양하다. 정수기 물을 마시거나 인근 커피 전문점에서 음료를 ‘테이크아웃(Take-out)’할 때 일회용 종이컵 대신 텀블러를 사용할 수 있다. 일회용 티슈 대신 손수건을 사용한다거나 쇼핑을 할 때 에코백을 챙겨 가는 것도 좋은 습관이다. 여행을 갈 때 개인 세면도구를 챙겨가는 것 또한 실생활에서 일회용품 줄이기를 실천할 수 있는 방안으로 꼽힌다.
다행스러운 것은 시민들의 인식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플라스틱 챌린지(plastic free challenge)’가 대표적인 사례다.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해 세계자연기금(WWF)과 ㈜제주패스가 공동 기획한 활동이다. 참여자는 텀블러를 사용하는 사진과 함께 환경보호 실천 다짐 등의 문구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해시태그를 달아 올린 후 이를 이어받을 사람 2명 이상을 지목하면 된다. 최근 지방자치단체장과 기업 최고경영자(CEO) 등이 동참하며 열풍을 이끌고 있다.
/세종=정순구기자 soon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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