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9일(현지시간)로 예정됐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가 결국 연기됐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오는 20일까지 ‘삼세판’ 투표로 브렉시트 합의안을 통과시키겠다는 입장이지만, 이미 두 차례나 합의안에 등을 돌린 하원이 제3 승인투표에서 극적으로 돌아설 지는 미지수다. 메이 총리가 브렉시트 강경론자들의 마음을 돌려놓지 못할 경우 브렉시트 논의가 수 년 동안 정체되면서 정국 혼란은 출구를 찾기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된다.
영국 하원은 14일 EU 탈퇴시점 연기와 관련한 정부 결의안 및 의원 수정안에 대한 표결을 실시, 메이 총리가 내놓은 정부안을 찬성 412표, 반대 202표로 가결했다. 정부안은 앞서 메이 총리가 오는 20일로 예고한 데드라인까지 의회에서 브렉시트 합의안이 통과될 경우 리스본 조약 50조에 따라 탈퇴 시점을 6월 30일까지 연기한다는 내용이다. 합의안이 20일까지 통과되지 못할 경우 브렉시트 연기가 장기간 이어지고 오는 5월 유럽의회 선거에 참여할 수도 있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에 따라 브렉시트는 일단 6월 30일까지 연기됐지만, 연기 기한이 얼마나 지속될 지는 다음 주 의회가 EU와 합의된 ‘이혼 조건’인 합의안을 통과시킬 지 여부에 달렸다.
관건은 앞서 두 차례나 합의안 통과의 발목을 잡았던 집권 보수당 내 브렉시트 강경론자들이 얼마나 입장을 바꾸느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메이 총리는 반대표를 던진 75명의 보수당 내 강경론자들의 태도를 바꾸기 위해 ‘거래’를 해야 한다”며 메이 총리가 이들의 마음을 돌려놓기 위해 어떤 명분을 내놓을 지 주목했다. 외신들은 영국이 EU 회원국인 아일랜드와 영국령 북아일랜드 국경에서 엄격한 통행·통관 절차(하드 보더)가 부활하는 것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backstop)에 관한 우려를 불식시켜야 강경론자들이 합의안 지지로 돌아설 것이라고 보고 있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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