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탈퇴·Brexit) 이후 혼란 등의 여파로 영국 기업들이 올해 투자 규모를 1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영국상공회의소(BCC)는 기업 투자가 올해 연간 1.0%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애덤 마셜 BCC 회장은 “정치적으로 제대로 행동하지 못해 이미 여러 경제적인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많은 기업이 투자와 채용 결정에 브레이크(제동)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기업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투자와 성장 계획을 수정하고 있다”며 “일부는 영국으로 절대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상당수 금융회사가 EU 내 다른 나라에 사업체를 세우고 있으며,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영국 내 사업확장 계획을 축소한 바 있다.
필립 해먼드 영국 재무장관은 브렉시트 합의가 이뤄지면 기업 투자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BCC는 빠른 투자 회복세는 어느 정도 제한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U와 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결별하는 ‘노 딜’ 브렉시트 대비에 자원이 분산됐고, 영국 내 사업을 위한 사전비용이 증가한 데다 장래 EU와 영국의 관계에 대한 의구심이 많다는 점이 그 이유로 지목됐다.
BCC는 내년과 2021년에는 기업 투자가 각각 0.6%, 1.1%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BCC는 또 올해 영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3%보다 낮은 1.2%로 제시했다. 이런 예상이 맞으면 올해 영국 경제 성장률은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게 된다. 내년과 2021년 경제 성장률은 각각 1.3%, 1.4%로 예상됐다. 이 같은 전망치 역시 무질서한 브렉시트를 피한다는 것을 전제한 것이다. 마셜 BCC 회장은 “무질서한 브렉시트가 빚어지면 영국 경제 전망에 악영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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